유영하 변호사가 법정에서 노승일 전 부장에게 한창 질문을 던지던 5일 오후 2시 반쯤, 유 변호사 옆에 앉아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필로 무언가를 그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20분간 정체불명의 그림을 그린 뒤 지우기를 반복하는 박 전 대통령. 지우개 가루가 모이자 손으로 털어내거나 물휴지로 닦기도 했다."고 채널A가 전했다.
당시 유 변호사는 노 전 부장에게 최순실 씨와 박 전 대통령이 가깝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을 묻던 상황. 첫 재판에선 자신이 앉을 자리를 혼잣말로 되뇔 만큼 긴장하기도 했지만, 13번의 재판을 거치는 이날 재판에서는 재판 도중 손으로 턱을 괴거나 조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실을 외면해 충격을 완화하려는 심리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변호인이 안심 시켜주고 있는 부분도 있고 명백하게 입증이 될 만한 잘못은 하지 않았다는 자기 아집 같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면 충격과 수치심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 회피 수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과 전문의는 "현실이 너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경우 회피하거나 왜곡하거나 부정하는 방어 기제를 발동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주 3회 재판 강행 탓에 변호인 접견 시간이 부족해 재판 내용을 잘 모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홍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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