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중인 임우재(49) 전 삼성전기 고문이 공무원에게 수억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 전 고문이 서울 중구청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을 내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2월 서울시 감사위원회에서 임 전 고문이 2014년 3월께 중구청 A팀장에게 수억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수사의뢰를 받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에서 이뤄진 조사에서 A팀장은 임 전 고문에게서 돈을 빌렸다는 내용으로 진술했으나 갚은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한 소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이 오갈 당시 임 전 고문은 삼성전기 부사장이었고 A팀장은 중구청 도심재생과 소속이었다. 이때 임 전 고문의 부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장충동 전통호텔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임 전 고문과 A팀장의 돈거래에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좌내역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초조사를 마치는 대로 임 전 고문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임 전 고문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리인은 "임 전 고문은 중구청 팀장과는 막역한 사이로 결혼을 앞두고 전세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는 고충을 듣고 이를 도와주기 위한 차원에서 돈을 빌려줬다"고 해명했다.

이어 "관련한 차용증도 작성됐으며 채권 회수를 위해 부동산에 담보까지 설정된 상황"이라면서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해명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호텔신라 측도 의혹과의 관련성을 부정하는 입장을 내놨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임 전 고문은 호텔신라 경영에 관여할 위치가 아니었으며 상황도 그렇지 못했다. 전통호텔 건립과 개인적인 일을 연결시키는 것은 억측"이라고 말했다.

임 전 고문은 이부진 사장과 이혼소송 중이다. 2014년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이혼 및 친권자 지정 등 소송에서 이겼지만, 임 전 고문은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항소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위자료·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별도로 내고 수원지법에도 이혼과 친권자지정, 재산분할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수원지법 성남지원 항소심은 지난해 관할 위반을 이유로 원심을 파기했고 이 사장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서울가정법원이 1심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임 전 고문도 서울가정법원에 낸 이혼 및 위자료·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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