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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출현, 앞으로 30만년 전으로 기술해야
김승혜 기자  |  sh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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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9  22: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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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혜 기자] "30만 년 전 인류, 가젤 고기 즐겼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가장 오래된 화석이 모로코에서 발견됐다. 이 화석은 약 30만 년 전에 살았던 인류가 남긴 것이다. 앞으로 생물학 교과서는 인류의 출현 시기를 30만년 전으로, 기존보다 10만년 앞당겨 기술해야 한다. 독일과 모로코 공동연구팀은 7일(현지시각) 북서부 아프리카의 모로코 한 유적지에서 발굴한 호모 사피엔스의 두개골, 이빨, 아래턱뼈 등 화석들의 연대를 분석한 결과 30만년 전 것으로 확인됐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8일치에 보고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와 호주 그리피스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그동안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 동부 아프리카에서 번성했다고 추정해왔는데 이보다 10만 년 앞서 북부 아프리카에서 살았음을 새로 밝혔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모로코 서부의 해안도시 사피(safi)에서 남동쪽으로 55km 떨어진 곳에 있는 유적지(Jebel Irhoud)에서 적어도 5명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뼈와 치아 등이 굳어진 화석을 발견했다. 또 이들의 연대를 분석한 결과 28만∼35만 년 전의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된 호모 사피엔스 화석은 에티오피아 오모 키비시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19만5천년 전으로 측정됐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한 ‘인류의 20만년 전 동아프리카 출현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위블랭 교수는 “과학자들은 20만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인류가 출현했을 것으로 생각해왔는데, 새로운 연구 결과는 인류가 30만년 전 출현해 아프리카 전역에 퍼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최첨단의 미세컴퓨터단층촬영기와 수백개의 3D 화면에 기반한 통계학적 분석법으로 현대인과 제벨 이르후드 호모 사피엔스의 머리뼈를 비교한 결과 작고 가느다란 얼굴과 둥근 두개골 등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다만 얼굴 모양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일치했지만 두개골은 가늘고 긴 원시적인 형태를 하고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막스플랑크연구소 고고인류학자 필리프 군츠는 “두개골 생김새는 뇌 모양에 따라 생겨난다.

이번 발견에서 현대인의 얼굴 형태는 인류 초기에 형성된 반면 뇌의 모양이나 기능은 호모 사피엔스 혈통 안에서 계속 진화해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시베리아 알타이산 인근에서 발견된 4만년 전 인류 종)과 현대인의 비교 연구에서 뇌와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에 차이가 있음이 구명된 바 있어, 연구팀은 호모 사피엔스 두개골의 진화가 여느 인류 종과는 다른 뇌의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적 변화와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벤은세르 박사는 “초기 호모 사피엔스는 모로코 제벨 이르후드(30만년 전), 남아프리카 플로리스배드(26만년 전), 에티오피아 오모 키비시(19만5천년 전) 등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매우 복잡한 진화과정을 겪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동안 북아프리카는 인류 기원 논쟁에서 배제돼왔지만 이번 발견은 호모 사피엔스 출현 시기에 머그레브(북아프리카의 모로코·알제리·튀니지에 걸친 지방)와 아프리카 대륙의 다른 지역이 강하게 연결돼 있었다는 것을 웅변해준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30만 년 전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의 '식사 메뉴'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화석이 나온 퇴적층에서 이들이 만든 석기와 함께 사냥했던 동물의 뼈 화석 수백 개가 발굴된 것이다. 가장 흔한 종은 가젤이었고 얼룩말, 버팔로 등의 뼈 화석도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막스플랑크연구소 고고학자 섀넌 맥페런은 “중기석기시대의 석기는 같은 시기 아프리카 전역 유적지에서 발견돼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외부로 퍼져나가기 이전에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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