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유·무죄를 밝히기 위한 주 4회 강행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존에 주 2∼3회 재판을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최순실씨와 함께 주 4회 재판을 받는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체력 부담 등을 이유로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12일부터 매주 4회씩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을 연다. 

재판부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삼성그룹 뇌물 관련 심리에 착수한다. 오는 12일에는 국민연금공단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창균 중앙대 교수 등을, 13일에는 박재홍 전 한국 마사회감독,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부른다.

앞서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변론 준비 등을 이유로 주 4회 재판에 거듭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매주 수요일은 변론 준비 및 피고인의 휴식 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재판을 열지 않기로 했다.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SK그룹, 롯데그룹 뇌물 관련 재판이 열린다. 재판부는 검찰 심리계획에 따라 SK그룹 뇌물 심리를 먼저 진행키로 했다. 오는 15일에는 이형희 SK텔레콤 사장과 김영태 SK그룹 부회장을, 16일에는 김창근 SK 이노베이션 회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재판부는 되도록 매주 4회 재판을 여는 방침을 고수한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혐의와 기록이 방대하고, 증인들도 수백여 명에 달한다"라며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된 지 두 달 가까이 흐른 점에 비춰보면 주 4회 재판은 불가피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재판은 앞으로도 매주 4회 열릴 방침이다.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을 언급한 점 등에 비춰보면 올해 말 1심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오는 16일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이날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직무유기·위증 등 혐의 첫 공판을 진행한다. 정식 공판기일로 진행되는 만큼 우 전 수석은 피고인으로서 출석할 의무가 있다.

앞서 우 전 수석은 변호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정당한 업무 수행이었다"라며 혐의를 전부 부인한 바 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검찰과 우 전 수석 측은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첫 공판에서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은 우 전 수석이 문체부 공무원 7명을 좌천성 인사 조치했는지 등에 대한 증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정농단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 재판도 이번 주 다수 열린다.

비선 진료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선(38) 전 청와대 경호관 재판은 오는 16일 열린다. 박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이 무산됨에 따라 재판부는 이 전 경호관 재판의 마무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의 재판 및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재판도 각각 3번 열리면서 심리에 박차를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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