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최근 발견된 북한 무인기 추정 소형비행체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골프장을 정찰했으며 사드 체계가 배치된 상공에서 10여 장의 사진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무인기에 내장된 카메라(일본 소니사 DSLT·메모리 64GB)가 찍은 사진에는 지난 4월 26일 배치된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레이더 등의 모습도 담겨 있어 사드체계 배치 이후 촬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드배치 지역을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촬영한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13일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추정 소형 무인기가 성주 북쪽 수 ㎞ 지점부터 사드부지 남쪽 수 ㎞를 돌면서 사드 배치 지역을 촬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초기분석 결과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 안에는 촬영된 수백 여장의 사진이 담겨 있었다"면서 "성주 지역을 촬영한 사진은 수십 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군은 이 같은 내용의 초기분석 결과를 곧바로 미군과 공유했다.

군 당국은 앞서 지난 9일 주민 신고로 강원도 인제의 한 야산에서 소형 무인기를 발견했다. 무인기는 몸체 길이 1.8m, 폭 2.4m로,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와 함께 GPS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런 무인기를 300여대 보유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군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의 크기와 형태를 볼 때 2014년 3월에 발견된 북한의 소형 무인기와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초기 분석결과 기체의 크기가 조금 더 크고 엔진계열이 서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3년 전 발견된 무인기의 엔진은 1개였지만 이번 무인기는 2개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2014년 상황과 같이 북한에 의해 의도된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무인기는 군사분계선(MDL)을 지나 경북 성주의 사드부지를 촬영하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강원도 인제 부근에서 추락한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정확한 추락원인에 대해서는 정밀 분석 중이다.

다만 발견 당시 연료탱크에 기름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으로 볼 때 연료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MDL부터 경북 성주까지는 약 270㎞ 떨어져 있다.

무인기는 저공비행을 통해 우리 군의 관제레이더와 지상레이더의 탐지를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현재 지상감시 레이더를 무인기 탐지용으로 전환해서 운용 중에 있지만 정확한 탐지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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