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를 하던 지난 2003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을 전한 기사가 14년이 지나 뒤늦게 네티즌들의 예전 기사를 일부러 검색해 추천을 누르고 댓글을 다는 '성지글'의 반열에 올랐다.

해당 기사는 2003년 1월23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내정 문재인 변호사'라는 제목의 단신 기사로 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간략한 경력 소개만 기재돼 있다.

속보성을 생명으로 하는 기사 댓글에 이 같은 이례적인 역주행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에서 시작됐다.

지난 12일 오후 9시 6분에 게임전문 인터넷 커뮤니티인 '루리웹'에는 "이분 인상이 좋으시네. 일 잘할 듯"이란 내용과 함께 '문재인 민정수석 내정' 기사 링크가 첨부된 글이 올라왔다.

'루리웹'에 글이 업로드된 직후 또 다른 인기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 '클리앙', '뽐뿌', '인스티즈' 등에도 기사 원문 주소와 '기사가 역주행 중'이라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은 "관상을 보니 대통령상이네~", "거짓말같이 잘 생기고 일 잘하는 대통령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등 댓글 스무 개와 140개의 추천을 받았다.14일 오후 1시30분 기준 이 기사에는 1천836건의 댓글이 달렸고 추천수도 4천307건에 달했다.

1천800여건의 댓글 중 가장 먼저 달린 댓글 1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올해 달린 댓글이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khh5****' 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이 단 댓글로 '14년 뒤 미래에서 왔습니다. 꼭 대통령 되세요'라는 내용이다.

댓글을 단 시점은 5월 3일로 대선 6일 전이다. 문 대통령의 당선을 바라는 지지자가 댓글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14년 뒤 미래에서 왔습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는 글이며, 'tim0****'이라는 네티즌이 지난 12일 게시했다.

앞의 댓글을 변형한 것으로 보이며, 문 대통령 당선 후 개혁 드라이브에 지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dayb****'라는 네티즌이 쓴 '더 미래에서 왔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높은 지지율로 청와대를 떠나는 대통령이 됩니다'라는 댓글이 세 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현재의 높은 지지율을 퇴임 때까지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 분은 나중에 대통령이 됩니다', '지지율 89%를 달성했습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등의 댓글도 2천 건이 넘는 추천을 받았다.

해당 기사가 네티즌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자 청와대는 14일 이 기사를 캡쳐해 공식 트위터 계정(https://twitter.com/TheBlueHouseKR)에 게시했다.

이어 '14년 뒤 미래 청와대입니다^^ 5년 뒤 미래에서도 종종 소식 전해주세요∼ #최고_지지율로_퇴임한_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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