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패배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
[심일보 대기자]신약성서 요한 복음 8장 1절에서 11절까지 기록된 일화로 간음한 여인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바리사이파와 서기관들이 원수를 사랑하라고 외치는 예수를 시험하는 대목이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는 한편, ‘나는 하느님의 율법을 파괴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주장하는 예수의 모순되어 보이기도 하는 언행을 빌미 삼아 그를 옭아매려는 당시 이스라엘 기득권층인 바리사이들과 서기관들이 파놓은 함정이다. 모세의 십계명에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고 규정한 절대 금법을 어긴 여인을 돌로 쳐 죽이라는 율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다.

이때 예수는 잠시 땅바닥에 무언가 끄적이다가 일어서서 사람들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 있으면 (간음한 이 여인을) 돌로 쳐라.”

그러자 사람들은 하나둘씩 돌을 내려놓고 모두 흩어졌다. 마음속으로든 혹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 간음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때 예수가 땅바닥에 끄적인 것이 '투 쿼케'(tu quoque), 즉 너도 마찬가지. 다시 말하면 피장파장이라는 것이다.

얼듯 들으면 '강경화 불가'를 외치는 한국당을 두고 한 말인듯 보이나 한국당 당대표를 놓고 벌이는 후보들의 입을 두고 한 비유다.

한마디로 자기반성 없이 '아전인수적 해석으로 당대표가 되겠다는 것이다.

홍 전 후보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원튼 원하지 않튼 간에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며 “곤혹스럽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7·3 전당대회 당권 도전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각종 막말, 돼지발정제 논란 등에 휩싸인 홍 전 후보 출마를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있다. 홍 전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쇄신은 커녕 당 외연만 좁혀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홍 전 후보가 당 안팎의 공식 출마요청이 없음에도 다른 사람 강권에 의해 출마하는 것처럼 밝힌 것을 두고 ‘셀프 추천’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유철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위해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며 "홍준표 후보로 내년 지방선거는 희망이 없다. 대선 연장선이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이대로는 내년 지방선거 참패"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자유한국당은 정치혁명을 일으켜야하고, 나는 혁명군을 규합중에 있다"며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위해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날 SNS 상에는 본인은 더 큰 흉이 있으면서 도리어 남의 작은 흉을 본다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을 거론하며 “역시 새누리당 클라스는 영원하다” “코메디 집단이라니까?” 등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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