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검찰이 국정농단 사건의 결정적 증거 확보에다 명분까지 생기면서 사건 재수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구속영장 재청구에 필요한 새 증거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을 추가 확보했고 감사원까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등 재수사 분위기가 무르익는 모양새다.

18일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최근 정씨는 3차례의 검찰 소환 조사 끝에 삼성의 승마 특혜 지원을 상세히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특히 정씨는 지난 15일 검찰 조사에서 고가의 명마 '블라디미르'를 타기 위해 승마장이 있는 덴마크 올보르로 이사했으며 자신이 원래 타던 삼성 소유의 말 2필에 최씨가 차액을 보태 말 중개상에게 주고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를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가 보태기로 한 차액이 제때 입금되지 않아 말 중개업자가 짜증을 냈다”는 진술까지 덧붙였다. 또 정씨는 “어머니가 삼성 승마 지원에 대해 입단속을 시켰다”며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털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같은 정씨 진술을 토대로 수사에 나서는 한편 최씨의 최측근인 수행비서 안모씨가 정씨에게 한 번에 1만만 유로씩 여러 차례 도피자금을 보냈던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정씨가 삼성의 ‘말 세탁’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고 판단,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추가 적용해 이번 주 중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정씨에게 이화여대 업무방해와 청담고 공무집행방해 2개 혐의를 적용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최근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수첩 7권을 추가 압수해 내용을 분석 중이다. 수첩에는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이 압수한 56권의 수첩에 빠진 기간의 업무 내용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가 담겨 있다. 현재 검찰은 안 전 수석 수첩을 통해 국정농단 사건의 새로운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최근 감사원이 김 전 차관이 최씨 조카 장시호씨 소유 업체를 부당 지원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의뢰했다고 밝혀 검찰이 다시 수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김 전 차관은 담당 공무원의 반대에도 2014년 11월 국제지구력승마연맹 교류포럼 행사 보조금으로 공익사업적립금 1억2000만원을 장씨 소유 업체에 지원케 한 혐의다.
 
법조계는 특검팀 수석 파견검사로 진두지휘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근 부임하고 국정농단 사건의 새로운 증거가 확보되면서 재수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국정농단 사건의 새 증거를 확보했다는 것은 윤 지검장의 강력한 재수사 의지로 볼 수 있다"며 "금명간 재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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