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올 여름에도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 7~9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달 기온은 평년(24.5도)보다 비슷하거나 높겠고 강수량은 평년(289.7mm)과 비슷하거나 적겠다. 8월 기온도 평년(25.1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마치 ‘건식 사우나’ 같다"며 "올여름은 ‘11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지난해보다 더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고온현상에 전문가들은 폭염의 원인을 심하게 요동치는 제트기류의 움직임에서 찾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 북반구 상공의 제트기류가 예년과 다르게 뱀처럼 위아래로 크게 구불거리며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트기류는 빠르게 움직이면서 북반구 상공의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가르는 역할을 한다. 통상 상하 진폭이 크지 않은 이 기류가 남북으로 크게 치우치면서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상 폭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반도 폭염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중국 중남부에서 지속적으로 불어오는 열풍이 꼽힌다. 몽골 인근의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대기 상층과 하층 모두에 따뜻한 공기가 들어찼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한반도 자체가 거대한 열섬인 셈이다.

‘땡볕 더위’와 함께 가뭄도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전국 누적 강수량은 189.1㎜로 역대 최저치였다. 평년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기상청이 지난 6개월간 누적 강수량을 토대로 낸 행정구역별 가뭄 현황을 보면 서울, 경기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과 충청, 호남 지역 상당수가 ‘심한 가뭄’에 해당했다. 이 지역들이 3.7년에서 17.8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수준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폭염은 오는 8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3개월 전망’을 내고 7월(24.5도)과 8월(25.1도)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면서 중국 상공의 뜨거운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온난화의 영향으로 폭염이 점차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부경온 국립기상과학연구원 기상연구원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여름철 기온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이 추세대로라면 2030년엔 한반도의 여름 기후가 생태계에 큰 변화를 줄 만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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