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치밀한 공모나 조작이 아닌… 소박하게 전해지던 진정성 아니었을까. 그 참신했던 정치인은 몇 번의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 다시 시련기를 맞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의 문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조작사건 전모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의 이 같은 앵커브리핑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손 앵커가 안철수 전 대표를 감싸는 듯해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날 손 앵커는 앵커브리핑에서 "대선을 나흘 앞두고 국민의당이 내놓았던 유력 후보 아들의 취업 특혜 증거물은 모두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손 앵커는 "정치 초보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며 안 전 대표의 정치신인 시절 이야기로 앵커브리핑을 시작했다. 2012년 10월 대선 출마 당시 한 시장을 방문했던 안 전 대표는 '파 한 단을 번쩍 들어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파를 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물었다고 한다.

손 앵커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말과 말은 난무하고 있다"며 "가짜뉴스가 홍수를 이뤘던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당이 만들어낸 가짜뉴스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치밀한 공모나 조작이 아닌 작은 마음 한 조각이었을 것"이라며 "그가 내세웠던 것은 바로 새 정치였다"고 덧붙였다.

28일 국내 몇몇 언론을 중심으로 손석희 앵커의 지난 27일 앵커브리핑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손 앵커는 안 전 대표가 수년 전 정계에 입문할 때 정치인들이 시장에서 가식적으로 사진 찍는 관행에 대해 ‘파를 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라고 말한 부분을 회고했다. 그리고 신선했던 정치 신인이 ‘지금 다시 시련기를 맞고 있다’며 안타까운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를 놓고 누리꾼들은 ‘손 앵커가 안철수 전 대표를 감싼 것이냐'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금 다시 시련을 맞고 있다니..누가 보면 안철수가 피해자인 줄 알겠네? 문준용씨가 아니라? 그럼 시련을 준 건 누구냐? 안철수를 제치고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 시련을 준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다른 누리꾼은 “시련? 범죄인데? 그럼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지금 시련기를 겪고 있는 중인거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피해자인 문준용씨의 아픔은? 문준용씨 가족의 아픔은?“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손석희 앵커의 앵커브리핑을 자세히 들어보면 안철수 전 대표를 오히려 비판한 것으로 들린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대다수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며 손 앵커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누리꾼들은 "끝까지 안철수 쉴드..실망이야", "순식간에 안철수를 피해자로 만들어버렸어요. 대단", "파 한단 사주면 되는걸. 무슨 상인이 팔고 못팔고를 걱정해. 가식 정말 대단", "미스터손, 거기서 파가 왜 나와", "아주 울겠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저널리즘이 대상에 공감해야 할 때는 그 대상이 힘 없는 피해자일 때다. 가해자가 아니라”라며 울분을 토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6일치 앵커브리핑에서 손 앵커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6글자와 5글자로 각각 지은 6행시와 5행시를 소개한 장면도 비난하고 있다.

손 앵커가 기계적 중립에 과도하게 집착하다 현실적 공정성을 잃고 있다는 맥락에서다.

이에 한 누리꾼은 "손석희 앵커가 꼭 봐야하는 장면"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후 한국을 방문해 "(리본을 떼고)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라고 한 장면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또 영화 ‘스포트라이트’ 등의 장면을 인용하며 언론의 기계적 중립성은 오히려 불공정한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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