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슈페리어타워 내 이명박 전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해 이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민호 기자]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보수 진영의 몰락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가 없어져 버렸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바른정당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혜훈 대표의 예방을 받고 "박 전 대통령이 잘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박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가 큰일 났다. 다 없어져 버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복수의 배석자들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박 전 대통령 시절 기업인들이 하소연을 많이 했다.

재벌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 세무조사가 워낙 많다 보니 기업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면서 "그게 잘못된 것이고 그래서 경제가 나빠졌다"고도 말했다.

이어 자신의 내각에 근무했던 공직자들에 대해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권력기관을 동원한 조사가 진행돼 너무나 미안했다"면서 "그렇게 털어도 문제 되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배석자들은 언급했다.

경제에 대해선 "기업은 잘못한 사람만 벌주고 나머지는 펄펄 뛰게 하면 경제는 저절로 살아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새로운 보수의 탄생에 몸을 던져야 한다"며 "보수가 희생정신이 좀 부족한데 헌신하면서 건강한 중도보수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인 만큼 안보 만큼은 정말 강한 안보를 쟁취해야 한다"며 "안보에는 여야가 없어야 한다. 경제에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안보에 무슨 여야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너무 오래 분단이 돼 국민들이 서울 밖에 세계 최강의 공격 무기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바른정당이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아울러 "(의석수가) 적다는 것이 큰 단점은 아니다. 어떻게 바르게 하느냐, 어떻게 진로를 가느냐(가 중요하다)"며 "덩치가 크다고 되는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혜훈 대표는 이날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북한과 경제문제, 국정운영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 등을 얘기해줬다"며 "바른정당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 될지 귀중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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