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로 지목한 삼성의 승마지원 의혹이 삼성측이 증거를 제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삼성 측은 특검이 주장하는 말 교환계약 의혹을 반박하는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30일 뉴스1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삼성 변호인단은 30일 말 '비타나V'와 '라우싱' 등 마필매매계약 해지 확인서를 공개했다. 2016년 8월 삼성이 독일 말 중개상에 말을 팔기로 한 계약을 2017년 5월24일 해지했다는 내용이다. 최순실 측에 한번도 말 소유권을 넘겨준 적이 없었다는 증거를 제출한 것이다.

이는 2016년 10월 최순실이 삼성 몰래 '비타나V'와 '살시도'를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교환한 계약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문서다. 삼성 측은 최순실이 삼성 몰래 독일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드'과 계약해 교환받은 말 '블라디미르'는 이미 시몬피어스라는 선수에게 팔렸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 특검 "말 소유권까지 넘겨준 뇌물" vs. 삼성 "특검주장 사실무근"

삼성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공판에서 "특검 주장처럼 최순실이 말들에 대한 소유권을 가졌다면 삼성이 말을 돌려받을 수도 없고 '블라디미르'가 다른 선수한테 팔릴 수도 없는 일"이라며 "따라서 말을 삼성이 최순실에게 사줬다는 특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검이 주장한 말 교환계약 의혹마저 삼성이 증거로 정면 반박한 것이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승마용 말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 소유권까지 완전히 넘겨줬기 때문에 뇌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말의 소유권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사후 행위는 교환 계약"라고 맞서고 있다. 삼성이 최순실 측과 말 중개상을 비밀리에 만나 문제의 말인 '살시도'와 '비타나V'를 현지 말 중개상이 소유한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교환해 정유라가 타게했다는 것이다. 이에대한 증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삼성 측 변호인은 "최순실의 교환계약으로 정유라가 탔다고 하는 '블라디미르'도 2016년 12월21일 (헬그스트란드에 의해) 시몬 피어스라는 선수에게 팔렸다"며 "말의 소유권이 최순실에 있었다면 불가능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시몬 피어스가 2017년1월3일 자신의 SNS 인스타그램에 말 '블라디미르' 사진을 올린 것과 국제승마협회(FEI)에 블라디미르가 시몬피어스의 말로 기재돼 있음을 증거로 제시했다.

◇ 삼성측 "처음부터 끝까지 말은 삼성소유... 증거 제출"

변호인단은 말을 정유라에게 사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특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삼성은 2016년 8월 독일의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드'에 팔았던 말 3마리 가운데 2마리를 이번에 돌려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 '라우싱'은 국내에 들어왔고 '비타나V'는 검역 문제로 유럽에 있다"며 "나머지 1마리인 '살시도'가 빠진 것은 계약 해지 전에 팔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팔린 '살시도' 대신 동일한 가치의 다른 말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삼성이 최순실에게 소유권을 넘겨줬다고 특검이 주장한 말 '라우싱'은 검역절차를 거쳐 19일 인천공항에 도착, 삼성 측에 인도됐다. '비타나V'도 조만간 삼성을 위해 관리해줄 독일 현지 마장으로 옮겨진다. 삼성은 이에대한 확인 서면도 재판부에 제출한 상황이다. 말 '라우싱'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삼성전자가 독일의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드'와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말 소유권을 되돌려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이 최순실에게 말과 차량을 지원한데 이어 소유권까지 넘겨주며 뇌물을 제공했다는 특검 주장과 배치된다.

삼성 측은 말과 차량의 소유권을 최순실에게 이전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뒷받침해 줄 증거가 어디에도 없다고 공세를 펼쳤다. 변호인단은 지난 20일 공판에서 "마필과 차량 소유권은 삼성전자에 있었다는 서면을 제출한다"며 말과 차량의 매매계약서와 소유권 확인서, 독일 도로교통허가증 등 말과 차량의 소유권이 삼성전자에 귀속돼있다는 증거를 설명했다.

삼성 측 변호인은 "특검은 말과 차량을 최순실이 소유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삼성은 말 매각대금 9만유로를 지급하지 못해 처리방안을 고민하다 지난달 헬그스트란드와 말 매매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매매계약이 허위라면 어떻게 말을 삼성이 돌려받겠느냐"며 "이러한 점만 보더라도 특검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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