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으로 반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돌아오는 문정왕후 어보(왼쪽)와 현종 어보.
[김승혜 기자]한국전쟁 때 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던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반환 행사가 30일 오전 11시(현지시각)에 워싱턴 소재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양국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반환식에는 김연수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장과 토마스 D. 호만 미국 이민관세청(ICE) 청장 직무대리가 참석했다. 이 외에도 그동안 미국 로스앤젤리스카운티 미술관(LACMA)의 우호적 해결방안 모색 입장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빈 자격으로 참석했다.     

반환식을 마친 두 어보는 한·미 정상회담 성과라는 상징성과 문화재의 조속하고 안전한 이송을 위해 오는 2일 방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환수 문화재가 대통령 전용기를 통해 국내로 반입되는 최초의 사례"라며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문화재청과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 스님) 등 시민단체는 2009년 미 국무부 문서를 입수해 어보로 추정되는 물건에 대한 기록을 조사해 왔다. 국무부 문서에 등장하는 ‘미군이 절도한 문화재’ 중에서 ‘한국의 공식 인장들(Korean official seals)’ 에 주목했고, 미국 메릴랜드 국가기록보존소에서 약탈 문화재의 정체와 규모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를 현장조사 등을 통해 확보했다.

이후 한국 측 반환운동 관계자들은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에 약탈 문화재에 대한 공식적인 수사를 요청했고, 진품 확인과 법적 소송 등을 거쳐 반환이 최종 결정됐다. 미국 내 소장자가 매각했던 문정왕후 어보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박물관이 소장해 왔다.

문정왕후(文定王后) 어보는 명종2년(1547년)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에게 ‘성렬대왕대비(聖烈大王大妃)’란 ‘존호(尊號·이름과 덕을 기리는 칭호)’를 올린 기념으로 제작됐다. 가로·세로 각 10.1㎝에 높이 7.2㎝ 크기의 순금으로 제작됐으며, 거북이 모양의 손잡이가 달려 있다.

현종(顯宗) 어보는 효종(孝宗)의 맏아들인 현종이 왕세자로 책봉됐을 때 ‘왕세자지인(王世子之印)’이란 글자를 옥에 새겨 효종2년(1651년)에 제작됐다. 문정왕후 어보보단 조금 더 크다.

왕실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조선시대 어보는 모두 366점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까지 323점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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