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지난해 11월 시사플러스가 박근혜 대통령이 JTBC 손석희 사장을 제거하기 위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을 3차례 만났다는 단독보도【단독】본지 보도 "靑, 손석희 제거위해 이재용 3번 불렀다" 사실로 드러나  내용이 사실임이 드러났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삼성그룹 현안을 꼼꼼히 챙겨왔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아프리카 순방 전 삼성전자의 해외 수주를 도와주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특검은 이를 대통령이 삼성그룹 측 금전 지급에 대한 대가로 제공한 정책적 지원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그룹 뇌물공여 국정농단’ 사건 35회 공판에서 안종범(구속기소) 전 정책조정수석 업무수첩 일부를 공개했다. 안 전 수석은 1~2주 단위로 교체한 손바닥 크기의 얇은 유선 노트 앞편에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등을 기록했고 뒤편에 대통령 유선·대면 지시를 메모했다.

안 전 수석 수첩 2016년 5월22일자 면엔 “1.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수주 도와 줄 것”이라고 적혀 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였다며 “(대통령이) 아프리카 등 3개국을 순방하기 전인데 삼성전자가 (아프리카에) 상당히 많이 진출했고 실적을 올렸다. 수주를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법정에서 말했다.

이밖에도 삼성그룹 현안은 업무수첩에서 수 차례 등장한다. 2016년 8월21일 안 전 수석은 수첩에 “21. 바이오”를 적고 그 아래에 ‘전문인력부족’, ‘아일랜드 연수 시도’ ‘의약품 임상실험 신약 바이오시뮬러’ 등의 문구를 적었다. 바로 아래 “22.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래엔 ‘바이오협회’ ‘인력 교육기관 부족’ 등을 기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려 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현안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대통령이 단독 면담한 2016년 2월15일에는 현안 관련 문구가 더 많이 적혀 있다. ‘기후변화 ESS’ ‘바이오신산업’ ‘외투기업 세제혜택’, ‘싱가폴 아일랜드 글로벌 제약회사 유치’ ‘환경규제’ ‘바이오 개방대형회사’ ‘클러스터센터’ 등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이슈들로서 상당히 구체적인 사항이 적시돼있다.

이와 함께 ‘금융지주회사’, ‘글로벌 금융’, ‘은산분리’ 등도 적혀 있다. 2016년 1월부터 3월까지 삼성생명이 추진한 금융지주회사 전환 건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안 전 수석은 당시 대통령이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고 정부의 은산분리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 밝혔다.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및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 등에 대해 지원을 직접 요구한 정황도 있다. 2015년 독대가 이뤄진 7월25일 안 전 수석 수첩엔 ‘스포츠담당, 김재열, 황성수 메달리스트 빙상협회 후원 필요’ 등이 기재돼있다.

특검은 이를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센터에 대한 대통령의 금전 요구로 보고 있다.

‘승마협회 이영국 부회장·권오택 총무 → 교체, 김재열 직계 전무’ 부분은 대통령이 대한승마협회 임원 교체를 직접 지시한 정황이다. 이는 최씨의 요구사안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실제로 이영국 부회장을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로, 권오택 총무이사를 김문수 삼성전자 부장으로 교체했다.

2015년 8월9일 자 업무수첩엔 ‘5. 동계스포츠선수양성’ ‘스케이트 스키 영재 발굴’ ‘삼성 스케이트 5억 지원’ 등이 적혀 있다. 2016년 2월26일자 수첩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관련해 ‘동계영재센터 박재혁 회장, 이규혁 전무. 24~26 춘천 피규어 꿈나무 캠프. 계약서 송부. 9.7억’이 기재돼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10월 영재센터에 1차 후원금 5억5천만 원을 입금했다. 2016년 3월경엔 9억7천여 만원에서 부가세 10%를 추가한 10억7800만 원을 입금했다.

박씨는 재임 당시 종합편성채널 JTBC에 대한 반감도 안 전 수석에게 드러냈다. 2016년 2월16일 수첩엔 ‘2. 이재용 부회장’이라 적힌 문구 아래에 ‘JTBC 홍석현·도영심, 교문수석 → 이재용’이 적혀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안 전 수석은 바로 전날인 2월15일에 JTBC가 적힌 것에 대해 “대통령이 정부에 대한 비판 기사가 많이 나온다며 외삼촌인 홍석현 회장을 만나 얘기를 잘 해보라는 취지로 말해서 기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월16일자 메모에 대해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홍석현 JTBC 회장, 청와대 교문수석 등 메모에 나온 인물이 같이 만났던 것을 언급하며 “정부에 비협조적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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