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오피니언 > 피플· 인터뷰
구순의 조순이 말하는 ‘어떻게 살다 갈 것인가?‘
심일보 기자  |  jakysim@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7.15  10:11:3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 구글

   
▲ 조순 전 부총리
[심일보 대기자]올해로 구순을 맞은 조순 전 경제부총리. 지난달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 정부 새 시대에 비전을 확보해야하고 경제·교육 등 국가 경쟁력 성장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현재 경제기반이 취약해 ‘성장잠재력’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현 정부는 무엇보다 우리의 경제가 어디까지 왔는지 먼저 파악해 국가적인 긴 안목 속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에는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이달의 기록' 주제를 '지방자치의 발자취, 기록으로 보다'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오는 14일부터 누리집에 공개했다.

이렇듯 나이를 잊고 강연과 집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가 쓴 ‘한 번 밖에 없는 인생,

어떻게 살다 갈 것인가?‘라는 글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시사플러스가 지면을 빌려 싣는다.

 장자(莊子)가 말하는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8가지 과오(過誤)가 있는데,

1. 자기 할 일이 아닌데 덤비는 것은 '주착(做錯)'이라 한다.

2. 상대방이 청하지도 않았는데 의견을 말하는 것은 '망령(妄靈)' 이라 한다.

3. 남의 비위를 맞추려고 말하는 것을 '아첨(阿諂)'이라 한다.

4. 시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말을 하는 것을 '푼수(分數)'라고 한다.

5. 남의 단점을 말하기 좋아하는 것을 '참소(讒訴)'라 한다.

6. 남의 관계를 갈라놓는 것을 '이간(離間)질'이라 한다.

7. 나쁜 짓을 칭찬하여 사람을 타락시킴을 '간특(奸慝)'하다 한다.

8.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비위를 맞춰 상대방의 속셈을 뽑아보는 것을 '음흉( 陰凶)'하다 한다.

나는 사람의 일생은 기본적으로 즐거운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중유락(苦中有樂)’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생은 원래 즐거운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 인구가 이렇게 많을 수 있겠는가?

“그럼 늙고 죽는 것도 즐겁단 말이오?”아마 이런 반론이 있을 것이다.

글쎄 늙고 죽는 것이 꼭 즐거운 것만은 아니겠지만 그 의미를 잘 안다면 얼마든지 달관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장자(莊子)는 아내가 죽었을 때, 항아리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소동파(蘇東坡)의 시에 ‘죽고 사는 것을 항상 보니, 이제 눈물이 없네’라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인생을 즐겁게 보내자면, 일정한 계획과 수련이 필요하다.

중국 송(宋)나라에 주신중이라는 훌륭한 인물이 있었는데, 그는 인생에는 다섯 가지의 계획(五計)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생계(生計), 둘째는 신계(身計), 셋째는 가계(家計), 넷째는 노계(老計), 다섯째 사계(死計)가 그것이다.

생계(生計)는 내 일생을 어떤 모양으로 만드느냐에 관한 것이고, 신계(身計)는 이 몸을 어떻게 처신하느냐의 계획이며, 가계(家計)는 나의 집안, 가족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문제이다.

​노계(老計)는 어떤 노년을 보낼 것이냐에 관한 계획이고, 사계(死計)는 어떤 모양으로 죽을 것이냐의 설계를 말한다.

“당신에게도 노계(老計)가 있소?” 라고 묻는다면, 나는 “있지요” 라고 대답하고 싶다.

“그것이 무엇이오?”라는 물음에는 '소이부답 [笑而不答]', 말을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만, 내가 사는 집 이야기를 한다면 그 속에 나의 대답 일부분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달동네로 유명한 봉천동에 살고 있다. 25년 전 나는 관악산을 내다보는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대지를 사서 집을 지었다.

당시에는 주변도 비교적 좋았고 공기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집 주위는 그때와는 전혀 딴판이 됐다.

단독 주택은 거의 다 없어지고, 주변에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있다.

주차도 어렵고, 지하철에서 이 집까지 오자면 가파른 언덕길을 허덕이며 올라와야 한다.

처음 오는 사람 중에는 ‘이 집이 정말 조순의 집이냐? 동명이인이 아니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25년을 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은 이 마을에 나밖에 없다.

아이들은 날보고 이사를 가자고 한다. 좀 더 넓은 곳, 편한 곳으로 가자고 한다. 자기들이 모시겠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의 대답은 한결 같다. “여기가 어떻다고 이사를 간단 말이냐? 불편한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많다. 다소의 불편은 참고 지내야지, 사람은 너무 편해도 못 써. 어딜 가도 먹는 나이는 막을 수 없고, 인생의 황혼은 짙어지는 법.

​지난 25년의 파란 많은 세월을 이 집에서 사고 없이 지냈고, 지금도 건강이 유지되고 있으니, 그만하면 됐지,

내겐 이 집이 좋은 집이야.” 이 집에는 좁은 대지에 나무가 많다. 모두 내가 심은 나무들이다. 해마다 거름을 주니, 나무들은 매우 잘 자라서 이제 이 집은 숲 속에 묻혀 버렸다.

감나무엔 월등히 좋은 단감이 잘 열리고, 강릉에서 가지고 온 토종 자두나무는 꽃도 열매도 고향 냄새를 풍긴다. 강릉에서 파온 대나무도 아주 무성하고, 화단은 좁지만 사계절 꽃이 핀다.

이 집과 나무, 그리고 화단은 아침 저녁 내게 눈짓한다

“당신이 이사를 간다구요? 가지 마시오! 지난 25년의 파란이 압축된 이 애물단지! 내게 이런 것이 어디 또 있겠는가? 버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심일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기사
시사칼럼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5번지 현대빌딩 507  |  발행일자 : 2013년 12월 16일  |  대표전화 : 02)701-5700, 7800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일보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02917  |  등록일자 : 2013년 12월 5일
발행인/편집인 : 정재원  | 편집국장 : 심일보(010-8631-7036)  |  팩스 : 02)701-0035
Copyright © 2013 시사플러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sisaplusnews.com
시사플러스의 기사 등 모든 콘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복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