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은 14일 오후 12시 52분께 법무부 호송 버스를 타고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호송차에서 내려 구치감으로 이동하는 동안 왼쪽 다리를 약간 저는 모습을 보였다. 신병을 인도하는 여성 교도관에게 비스듬히 상체를 기대기는 했으나 목발·휠체어 등 보조기구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걸었다.

평소 신던 구두 대신 샌들 형태의 검은 플랫 슈즈를 신은 것을 제외하면 박 전 대통령의 옷차림은 큰 변화가 없었다. 짙은 무채색 계열 바지와 정장 차림이었다.

이때 법정 출입구 앞에 서 있던 친박시위대 20여명은 "우리가 어떻게 만든 대통령인데", "좌파 X들" 등을 외치며 사복경찰관 10여명과 실랑이를 벌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당장 석방하라. 죄 없는 우리 대통령을 그만 괴롭혀라'라는 내용의 팻말을 목에 걸고 고성을 지르는 여성 지지자도 있었다.

이들 지지자들을 뒤로하고 법정에 들어선 박 전 대통령은 재판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자 함께 재판을 받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 전 대통령을 쳐다봤다. 인사는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양손으로 피고인석 책상을 짚고 자리에 앉았다.

재판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몸 상태는 괜찮으신가”라고 물었다. 박 전 대통령은 입을 다문 채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재판장은 “몸조리 잘하시길 바란다. 구치소를 통해 피고인의 상담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법정 방청석에서도 이들의 '반항'은 계속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쯤 검찰 측이 재판정에 들어오자 한 남성 지지자는 그들 중 한명을 지목하며 "저 저 저 XX, 저 XXX"라고 옆 지지자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후 재판부가 입장해 방청석 모두 기립했지만 이들 지지자 10여명은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이날 재판장은 “피고인(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걱정되는 점이 있다”며 오후 7시 20분경 재판을 끝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