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22일 오늘은 중복(中伏)이다. 1년 중 무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삼복(三伏) 가운데 두 번째 날이다.

삼복은 사람이 더위에 지쳐있다고 해 '복'(伏)이라 이름 붙여졌다. 중복은 하지(낮이 가장 긴 날)를 기준으로 네 번째 경일(庚日)이다. 초복은 하지 이후 세 번째 경일이다. 천간(天干) 중 경일을 복날로 삼은 이유는 경(庚)이 오행 중 '금(金)'을 나타내며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즉, 금의 기운이 있는 경일을 복날로 정해 더위를 극복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까칠한 미식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중복을 맞아 ‘삼계탕의 신화’에 관한 ‘썰’을 풀었다.

황교익은  전날 tbs 교통방송‘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선 과거 조상들의 ‘복날 풍습’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개천의 물고기가 지금처럼 귀하지도, 오염되지도 않았던 시절 복날엔 개울가로 모여들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물반 고기반, 그 중 물고기를 건져 솥에 넣고, 천엽과 우거지 시래기와, 된장을 적당히 넣으면 훌륭한 탕이 됐다. 시원한 개울변에서 일종의 피서를 즐기며 몸을 보양한 셈인데 긴 여름을 넘기고 농삿일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삼과 닭을 이용한 ‘삼계탕’의 등장은 1970년대의 일이다.

황교익은 “이전에도 닭을 이용한 유사한 음식은 있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상품가치가 높지 않은 인삼도 냉장유통이 가능해졌다. 그러면서 인삼을 강조해 ‘삼’이라는 글자를 앞으로 빼낸 ‘삼계탕’이 일종의 보양식 신화로 자리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뚝배기 안에 아주 작은 삼이 하나 들었을 뿐이지 삼계탕에서 삼이 인삼 그 자체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보양식으로 각광받는 삼계탕 문화를 통해 ‘맛없는 닭’을 먹게 됐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 연계라고 해서 봄에 깐 병아리가 복날 즈음 되면 100일을 채웠다. 닭이 가장 맛있는 시기는 바로 이때다. 이 시기를 넘기면 오래 자란 닭일 수록 아주 질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삼계탕엔 20일 정도 키운 걸 써서 먹는 건데 맛이 없을 시기다. 생각해보면 뚝배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닭의 크기는 작은데, 이걸 굳이 ‘한마리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보니 작고 채 자라지도 않은 닭을 쓰게 되고 맛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황교익은 또 “다른 고기와 달리 닭은 마리로 판매하고 소비된다. 치킨도 마찬가지”라며 “소위 ‘일인일닭’이라는 게 심리적으로는 몰라도 닭을 맛없게 소비하게 만드는 문화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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