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서 두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 격차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7월 4주차 두 여론조사기관의 지지율을 보면 한국갤럽의 경우 한국당의 지지율은 10%,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8%로 2%p 차이가 났다. 반면 리얼미터의 경우 한국당 15.4%, 바른정당 5.9%로 나타나 9.5%p 차이가 났다.

이러한 격차에 대해 두 여론조사기관 모두 조사방법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갤럽의 경우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리얼미터의 경우 무선전화 면접(10%)과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기인한 차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조사원 면접 방식의 경우 사람이 직접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려는 의향을 가지지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기계가 하는 자동응답 방식에 적극적인 응답자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운을 뗐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자동응답 방식으로 하면 중도층이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덜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며 "자동응답 방식이 조사원 면접 방식에 비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둘 다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사람이 직접 조사하지 않는 자동응답 방식을 사용할 경우 적극적인 지지층의 의사가 결과에 더욱 많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갤럽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이 50%, 한국당은 10%로 나타난 반면 자동응답 방식을 택하는 리얼미터의 경우 민주당이 52.6% 한국당이 15.4%로 리얼미터가 한국갤럽에 비해 양당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중도층 지지율이 반영되는 바른정당의 경우 한국갤럽은 8% 리얼미터는 5.9%로 한국갤럽이 더 높게 나타나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조사원 면접 방식의 경우 적극적이지 않는 중도층도 직접 설득해 여론조사에 반영하기 때문에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다는 게 한국갤럽 측 설명이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 역시 조사방법의 차이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다만 권 실장은 이에 대해 '침묵의 나선 이론'으로 차이를 설명했다. 침묵의 나선은 주류 의견이 형성됐을 때 소수 의견은 더욱 침묵하게 된다는 사회학 이론이다.

권 실장은 "사회전반적인 여론자체가 특정시기에 한쪽 방향으로 쏠려 있을 경우, 쏠려 있는 것과 반대되는 소수의견은 여러가지 부담감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돼서 의사표현을 잘 못 한다"며 "개인 간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 조사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이어 "전화면접(조사원 면접 방식) 같은 경우 응답자가 직접 다 이야기하기 때문에 선거로 치면 기명으로 투표하는 것과 같다"며 "자동응답의 경우 혼자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심리가 위축되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침묵의 나선이론이 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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