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5월16일 오전 군 장성(대장급) 진급 및 보직신고식이 열린 청와대에서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홍배 기자]“문제는 심각한 정도가 아니고요. 공화정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없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이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건데요. 이런 분들 북한 가서 김정은하고 같이 사셔야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관병에게 전자팔찌까지 채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군인권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박찬주 대장의 공관에서 근무하던 근무병 다수로부터 피해 사실에 대한 추가 제보가 속출했다”며 추가 피해 사실을 밝혔다.

센터가 복수의 제보자들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종합하면, 박찬주 대장 부부는 공관 내에 호출벨을 설치하고 공관 근무병에게 호출벨과 연결된 전자 팔찌를 차고 다니게 해 수시로 부르며 ‘물 떠오기’ 등의 잡일을 시켰다고 한다.

박 대장의 공관 내에는 사령관 개인이 사용하는 미니 골프장이 차려져 있어, 사령관이 골프를 칠 때면 공관병, 조리병 등은 마당에서 골프공 줍는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인근 부대에서 병사로 복무하고 있는 아들이 휴가를 나오면 조리병들은 바비큐 파티 준비를 해야 했고, 박찬주 대장의 부인은 공관병들의 종교와 상관없이 일요일마다 교회에 데려가 예배에 참석시켰다고 한다.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이날 군인권센터는 “제보자의 부대 내에 모과가 많이 열리는데, 사령관 부부가 본부 소속 병사들을 통해 모과를 모두 따게 했고, 100여개가 넘는 모과를 조리병들에게 주며 모과청을 만들게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만든 모과청은 손님이 왔을 때 차를 타서 내거나 선물용으로 사용했지만, 대부분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한다. 또한 박 대장의 아내는 공관 근무병들에게 텃밭에서 자란 감을 따 곶감을 만들게 했는데, 날이 따뜻하고 비가 와서 곶감에 벌레가 꼬이면 조리병의 탓으로 돌려 크게 질책 했다고 한다.

조리병이 아침 6시부터 밤 늦게까지 주방에서 대기하는 일은 흔한 일이었고, 조리병들의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희 엄마가 이렇게 가르쳤냐?”라고 질책하며 부모에 대한 욕을 일삼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제보의 내용을 보면 종교의 자유 침해 등 심각한 인권침해에 해당하거나, 부모 모욕 등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내용도 다수 있다”며 “특히 화장실을 따로 쓰게 하고 호출벨과 전자팔찌까지 운영한 것은 공관병을 실질적인 ‘노예’처럼 부려먹은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1일 군인권센터는 박찬주 대장의 부인이 공관병에게 청소나 조리, 빨래 등의 잡일을 수시로 지시했고, 아들의 속옷 빨래를 시키기도 하는 등 갑질 행위를 했다고 폭로했다. 박찬주 대장은 1일 “지난 40년간 몸담아 왔던 군에 누를 끼치고 군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자책감을 더이상 견딜 수 없어 오늘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이와 무관하게 국방부의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 국토 방위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미안하다”며 전역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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