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캡쳐
[김민호 기자]“북한과 전쟁도 불사하겠다, 한반도서 몇천 명이 죽어도 상관없다”

공화당 중진이자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도널드 트럼프 발 전언이 뜨거운 논란을 낳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은 워싱턴 시간으로 1일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 같은 대화 내용을 3일 공개했다.

이날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북한 자체를 파괴하기 위한 군사적 선택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도록 내버려 두느니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더 충격적인 건 다음 내용입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만약 전쟁이 나더라도 거기(한반도)서 나는 것이고 수천 명(thousands of)이 죽더라도 거기서 죽는 것이지 여기(미국 본토)서 죽는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 면전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의 전언을 풀어보면,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개발을 지금보다 가속화 한다면 대북 선제타격도 가능하다는 취지이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언제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발언의 진위와 속내는?

이날 SBS는 먼저 그레이엄 의원이 전한 내용이 사실이라면...을 전제로 이 발언을 들어보면 일감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혈맹이자 핵심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안위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한미 동맹을 '린치핀(linchpin)'이라고 표현했었는데, 이 말은 수레바퀴가 빠지지 않게 바퀴 가운데 꽂는 핵심 축을 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쟁 불사가 진짜 속내라면 린치 핀은 그냥 의례적으로 해온 말이 되는 된다. 미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한국민의 생사는 관계없다, 수천 명, 수만 명이 죽어도 그건 한반도의 일이라는 인식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 출입 기자들도 정례 브리핑 첫 질문부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위와 경위를 따지고 들었는데, 샌더스 대변인은 명확하게 부인하지 않았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한 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이야기해왔다, 이런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전쟁 불사 발언의 맥락과 관련해 참고할 만한 부분은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마이크 폼페오 CIA(중앙정보국) 국장의 지난달 발언이다.

폼페오 CIA 국장은 지난달 20일 한 안보포럼에 참석해 "미 정보기관과 국방부가 북한의 핵 위협을 막기위해 궁극적으로 달성하려는 계획의 초안을 짜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양한 선택범위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 정부기관들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검토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보고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따라서 이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등 군사적 옵션을 그레이엄 의원에게 언급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가능하다. 폼페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거의 매일 독대하면서 각종 안보사항을 조언하는 인물로 측근 중에 측근으로 불린다.

이러한 가운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틸러슨 장관은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라는 기존의 대북정책을 재확인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교체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은 북한의 적(enemy)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북한과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핵공격 능력을 보유하지 않아야 한다는 대화의 조건을 걸긴 했지만만, 틸러슨 장관의 브리핑은 미 행정부와 의회 내에서 북한 정권 교체와 같은 강경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거라 주목도가 높았다.

문제는 미국에게는 하나의 선택지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미국 대통령의 전언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미국과 북한이 각각 말과 행동으로 파국의 탑을 쌓아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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