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폭염을 틈타 빙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아이스크림과 빙수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1만원이 훌쩍넘는 빙수가 흔해졌다. 일부 호텔에서는 6만원을 호가하는 빙수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은 샹그리아 에프터눈티(빙수+디저트)를 5만8000원에 판매중이다.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치즈 케이크 망고 빙수는 4만9000원, 파크 하얏트 호텔 '더 라운지'의 '막걸리 빙수'는 4만원이다. 5만~6만원짜리 호텔 빙수를 사먹는 사람은 극히 한정돼 있겠지만 일반인들 입장에선 '너무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4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서민음식이던 빙수가 질적·양적으로 고급화되며 빙수 가격이 급상승했다. 일부 커피·빙수 전문점이 올 여름 빙수가격을 4.7%~19.4% 인상하며 가격상승을 주도했다.

올 들어 빙수가격을 인상한 업체는 설빙·드롭탑·투썸플레이스·이디야 등이다. 설빙은 기존 7000원에서 7900원으로 12.9%, 드롭탑은 1만8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19.4%, 투썸플레이스는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9.1%, 이디야는 9300원에서 9800원으로 5.4% 가격이 각각 인상됐다.

빙수 가격은 커피 2잔에 비해 최대 43.2%, 과일음료 2잔에 비해 22.7%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대부분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을 빙수가격 인상의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소비자단체협의회는 "타당성이 없는 인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 결과 가격이 인상된 빙수 중 과일빙수의 주요 과일 원재료인 망고, 딸기, 블루베리의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오히려 하락했다.

실제로 망고의 올해 수입단가는 지난해에 비해 13% 하락했으며, 딸기는 10%, 블루베리는 6% 각각 가격이 내렸다.

대부분의 빙수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우유의 원유수취가격 역시 2014년 1088원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설탕의 가공 전 형태인 원당은 지난해에 비해 33% 인상됐지만 이는 2015년~2016년에 큰 폭으로 하락한 후 다시 상승한 것으로, 2012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과일빙수 가격은 인상됐지만 과일음료의 가격은 변동이 없으며 과일빙수를 판매하는 타 업체의 빙수가격 또한 인상되지 않아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판매가격을 인상했다는 업체의 해명이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같은 빙과류에 속하는 아이스크림의 경우 2016년 대비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지수가 약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식품지수의 2016년 대비 2017년 상승률은 2.92%인데 비해 과일빙수 가격 인상률은 평균 10%로, 빙수가격 인상이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재료 가격이 인하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프리미엄'이라는 명목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신규 영세업체의 등장이 활발한 커피․빙수 시장에서 가격인상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빙수 등 디저트 가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타당성없는 인상에 대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커피․빙수 전문점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은 "해도 너무한다. 빙수가 금테 두른 것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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