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올 여름 휴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피로를 겪느니 집에서 작은 휴가를 즐기려는 이른바 ‘홈캉스(home+vacance)’ 트렌드가 대세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집에서도 고급 요리와 맞춤 영화를 비롯한 각종 편의 서비스까지 한번에 누릴 수 있어 진정한 휴식이 보장되는 시대다. 그러면서 남는 시간을 이용해 자신만의 건강도 챙긴다.

직장인 안모(37)씨에게 있어 태닝숍을 등록한다는 것은 여름휴가를 시작하는 신성한 의식과도 같다. 화상을 감수하고 비치 체어에 누워 얼룩덜룩한 자국을 남기는 것보다 태닝숍에서 기계로 고르게 태우는 편을 택한다. 태닝숍에서 시작한 여름휴가 일과는 마사지숍이나 사우나로 이어진다.

누워있느라 좀이 쑤시면 수영장에 가서 몸을 풀거나 이태원에 가서 외국인들과 농구 경기를 펼친다. 저녁엔 집에서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프로야구 중계를 관람한다. 장소가 집 혹은 집 근처라는 점을 제외하면 일정은 힐링을 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휴양지로 떠나는 이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일 년의 절반을 일만 하며 달려왔으니 휴가 때는 진짜로 쉬고 싶어요. 안 그래도 심신이 지쳤는데 낯선 곳에 가봐야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멀리 가느라 차 안에 갇혀있거나 비행기 타는것부터가 이미 스트레스거든요. 이렇게 여름 휴가를 보낸 지 벌써 6년이나 됐어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인천공항은 연일 북적이지만 한편으론 멀리 떠나지 않고 '머무는 휴가'를 선호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직장을 다니느라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집이나 집 가까운 곳에서 치유의 시간을 갖는 이른바 '홈캉스(홈+바캉스)',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 족(族)이다.

그렇다면 올 여름 홈캉스를 도와줄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나?

◆먹고(셰프 요리 배달앱 ‘플레이팅’) = 홈캉스 분위기는 평소 먹던 집밥에서는 누리기 힘들다. 셰프가 직접 만든 요리가 집밥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셰프 요리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레이팅 앱을 실행하면, 로테이션으로 제공되는 그날의 셰프 메뉴 8가지를 고를 수 있다. 기내식 컨셉의 신메뉴 ‘플레이팅 에어라인 밀’ 외에도 ‘치미추리 부채살 스테이크’, ‘뉴욕 스트릿 커리 치킨 라이스’, ‘멕시칸 부리또 볼’ 등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의 전문 셰프가 만든 퓨전 요리가 가득하다. 가격대도 부담스럽지 않은 1만원대. 각 요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최신 리뷰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30분 단위로 배달 시간대를 선택 할 수 있어 언제 올까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iOS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보고(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앱 ‘왓챠플레이’) = 움직이지 않고도 여행을 떠나는 쉬운 방법. 영화는 홈캉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지만 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고르는 일이 쉽지는 않다. ‘왓챠플레이’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사용자가 지금까지 본 영화들에 별점을 매기면 자동으로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영화를 추천한다. 다른 사용자들의 영화평, 박스오피스 순위 등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월 4900원으로 VOD를 무제한 감상할 수 있다. 현재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예능 등 2만여편의 콘텐츠가 등록되어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받고(출장 세차 서비스앱 ‘차케어’) = 휴가는 평소 미뤄뒀던 일을 여유있게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세차가 그 중 하나다. 출장 세차 중개 서비스앱 ‘차케어’를 이용하면 휴식 중에도 편하게 전문 세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실제 차케어 고객이 작성하는 클린 리뷰 시스템을 통해 출장 세차 업체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세차 매니저 선택 시 매니저가 관리하고 있는 차량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차케어는 세차뿐만 아니라 실내크리닝, 에바크리닝, 광택, 헤드라이트 복원과 같은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차량 관리에 대한 토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전문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여름휴가에 여행을 꼭 가야 한다"는 인식은 42%로 나타났다. 휴가에 여행을 가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53.2%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휴가에 여행을 계획하지 않은 이들은 그 이유(중복응답)로 성수기 인파와 바가지 요금에 대한 거부감(59.0%)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피곤할 것 같아서(29.9%)라는 응답도 30%에 육박했다.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에 계획이 있어서(28.2%)'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휴가에 대해 너그럽지 못한 직장 분위기가 반자발적인 홈캉스족을 양산한다는 의견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많은 직장인들이 휴가를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미리 확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비행기표를 예매하는 등 계획이 필요한 여행은 못 하게 되는 것"이라며 "업무 과다로 하고 있는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함도 떠나는 휴가를 놓쳐버리게 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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