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인철 광주경찰청장
[김홍배 기자]이철성 경찰청장으로부터 '막말성 질책'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전 광주경찰청장)이 자신의 부하 직원들에게 막말을 하며 소위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 내부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8일 경찰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모 경감은 지난 7일 저녁 전·현직 경찰관 1만2000여명이 가입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즉각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필요한 수사와 추가적 감찰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 경감은 경찰학교 장비계장 재직 시절 강 학교장의 각종 비위와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내부적으로 문제 제기한 뒤 지난 4월 한 달간 대기발령을 받았으며 5월에는 감봉 2개월과 전보조치 등 문책성 징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현직 경찰 간부다.

김 경감은 올해 2월 강 학교장이 옛 생활관 지하에 목욕탕 설치를 추진했지만 내부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직원이 접근성이 좋은 체육관 내 설치를 선호한 것과 관련, "민중은 현명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라는 댓글을 게재했다. 이를 문제삼아 강 학교장이 업무태도 등을 거론하며 모욕을 줬다고 김 경감은 주장했다.
 
김 경감이 수사구조 개혁 세미나에 참석한 일에 대해서도 강 학교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무시하는 듯한 막말을 한 뒤 나중에 논란이 일 것을 염두해 '없던 일'로 회유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경감은 "제 사무실 직원에게 '자기 일도 못하면서 수사구조개혁 세미나에 왜 가냐'는 막말을 해 저를 모욕했다"며 직분의 무게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비판한 뒤 "강 학교장이 부적절한 말을 없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 말을 들은 직원을 회의에 불러 회유했다"고 전했다.

또 "언론에 카니발(관용차) 사적 이용 의혹이 보도되자 차량업무 담당자를 불러 4시간 동안 추궁하고 다음날 전체 회의석상에 불러 재차 추궁하고 모욕하는 등 갑질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형사 비노출용 차량인 카니발을 정수 외 초과로 배정 받은 후 그 대가로 예산을 변칙처리해 00만원 상당의 참외 00박스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의 강 학교장에 대한 '표적 감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경감은 "대기발령, 관련자 회유, 제보자 색출작업 등 갑질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했다"면서 "저의 진정에 따라 경찰청 감찰의 조사가 시작됐고 민원 내용들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경감은 "한 달이라는 대기발령을 받고 다른 사무실에서 유령으로 살아가며 참담한 조치에 몸무게가 10㎏나 빠지고 그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면서 강 학교장의 '갑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최근 강 학교장에 대한 경찰청의 감찰이 끝나고 국무총리실 중앙징계위원회의 징계처분을 앞둔 시점에 이 청장의 '민주화 성지' 막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경감은 "이 시기에 광주 민주화 성지 SNS 삭제 논란이 일고 있는지 그 배경에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며 "경찰청장 흔들기는 아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이 작동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에 대해 "갑질로 인한 피해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중앙경찰학장 직을 유지시키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갑질로 인한 피해자들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강 학교장에 대한 대기발령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갑질 의혹에 관한 강 학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앞서 강 학교장은 지난해 11월 국정농단 사건 촛불집회 당시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표현한 광주경찰청 페이스북 글을 문제 삼은 이철성 경찰청장으로부터 '민주화의 성지에서 근무하니 좋으냐', '촛불 가지고 이 정권이 무너질 것 같으냐' 등의 막말성 질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청장은 "당시 강 전 청장에게 페이스북 게시글과 관련해 전화하거나 질책한 사실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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