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영 인스타그램
[김승혜 기자]"사표를 내자고 결심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MBC 시사제작국 PD와 기자들이 제작 거부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4일 이 같이 퇴사 결심을 한 김소영  아나운서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퇴사 심경을 남겼다.

그는 “노트북 반납, 휴대폰 명의 변경, 회사 도서관에 책 반납, 사원증도 반납. 막방도 하고, 돌아다니며 인사도 드리고. 은행도 다녀오고, 퇴직금도 확인. 생각했던 것보다 할 일이 많았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감정을 추스릴 겨를없이 발령이 나기까지 정신이 없었다. 그새 여름 감기에 걸려 훌쩍이느라 사람들이 보기엔 종종 우는 것 처럼 보였다. 책상에 쌓인 짐도 너무 많았다. 결심하고 며칠, 그동안 다 들고갈 수 없을 양이었다. 결국 낑낑대며 다 실어 날랐다”며 “그간 선배들은 왜 밤에 짐을 빼셨던 건지, 이제 나도 그 마음을 알게 되었다”고 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가는 길에 보니 회사가 새삼스레 참 컸다. 미우나 고우나 매일같이 이 커다란 건물에서 울고 웃었던 시간이 끝났다”라며 “이제는 기억하기 싫은 일들 보다는 이곳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영원히 기억해야지. 변해갈 조직을 응원하며. 내일부터의 삶이 아직은 도저히 실감이 안 가지만, 인생이 어떻게 풀려가든 행복을 찾아내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마무리했다.

김 아나운서가 MBC에 퇴사 의사를 밝힌 사실은 지난 3일 알려졌다. 그러나 MBC 측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결국 김 아나운서 본인이 9일 스스로 SNS를 통해 퇴사 사실을 알렸다.

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후 2010년 OBS 아나운서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김소영 아나운서는 MBC 아나운서들 퇴사가 이어지던 2012년 경력직으로 MBC로 옮겼다.

입사 3년차에 MBC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를 맞는 등 화제를 모았으나, 노조 파업으로 생긴 기존 아나운서들의 빈 자리를 메꾸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여론의 차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이후 파업으로 MBC를 떠난 오상진 아나운서와의 열애설이 알려졌고, 두 사람은 지난 4월30일 결혼하기에 이른다.

한편, 김 아나운서는 지난 10월 아침뉴스 ‘뉴스투데이’ 하차 후 최근 10개월 가량 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일 그는 인스타그램에 “문득 날짜를 보니 오늘이 방송을 쉰 지 6개월이 되는 날이었다. 그동안 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돌아보니 시간이 더 빨랐다. 초조하지 않다. 책상에 앉아있는 일도 그리 괴롭지 않다. 엄마는 가끔, 오래 쉬어서 감 떨어지면 어떡하니, 라고 묻는다. 몇 년을 쉬고 있는 분들도 있어, 라고 나는 대답한다. 딸이 일찍 퇴근해 저녁도 함께 먹고, 새벽 일찍 나가지도 않아 좋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그 점이 참 좋다. 하지만 좋아하는 선배들이 그만두실 땐 어쩔 수 없이 맘이 아프다. 가시는 길 축복하는 마음 한편, 이 곳에 남는 사람들은 남겨진 그 이상의 감정을 겪는다. 그래도 그런 자리에서 정겨운, 결혼 축하를 받아서 좋았다. 여러가지 좋고 나쁨이 있다. 흔들리지 않을 거다, 내가 원하지 않는 한. 내 인생에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을 많이 만들 거다”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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