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규 변호사가 대검 중수부장이던 2009년 6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박연차 게이트' 수사 최종결과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김홍배 기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이인규 변호사(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가 최근 법무법인 ‘바른’을 그만두고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이며 오는 25일 미국으로 건너갈 거라는 전언이다.

이 변호사는 지난 6월말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대표적인 가짜뉴스로 꼽히는 ‘논두렁 시계’ 사건을 조사 중인 가운데 돌연 출국해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해외도피' 의혹에 대해서 반박했다.

16일 이 변호사는 법조 기자단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로펌을 그만 둔 것은 경영진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미국에는 가족을 만나러 다녀올 생각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본인이 국가정보원의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한 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도피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논두렁 시계 사건은 지난 2009년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이 SBS에 보도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은 당시 궁지에 몰린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근거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변호사는 당시 홍만표, 우병우 등과 함께 노 전 대통령 검찰 수사를 주도한 장본인이다.

그는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후인 2009년 9월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바른의 변호사로 활동을 재개했다. 바른의 형사팀장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논두렁 시계’ 사건 등의 진상 조사가 진행되던 지난 7월 바른을 그만두고 ‘미국행’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자녀가 있는 미국에서 쉬고 싶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이 변호사는 2015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는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TF는 최근 댓글부대 사건을 비롯해 노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조작 등 과거 국정원 13대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일 기준으로 이 변호사의 출국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고,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이 변호사의 자택에서도 인적이 묘연하다‘고 시사저널이 16일 보도해 파문이 확산됐다.

이 변호사 집 대문 쪽에는 신문과 택배 등이 쌓여 있고, 에어컨 실외기 역시 폭염 속에서 가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변호사의 미국행이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한 것인지, 국정원 개혁위원회 및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도피성 외유인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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