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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예술인 두 명의 우정과 그들이 남긴 것
김승혜 기자  |  sh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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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9  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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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혜 기자]한국화단에서 동.서양화를 통틀어서 근대와 현대를 아울러서 가장 비싼 그림은 어떤 작품일까요?

그것은 2017년 4월12일 서울 강남구 K옥션에서 경매에 김환기 작가의 추상화 작품 '고요(Tranquillity) 5-IV-73 #310'<사진>로 65억5천만원에 낙찰된 그림입니다.

종전 기록은 2015년도에 서울옥션은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1970년작 전면점화(‘무제’, 222x170.5㎝)를 48억6750만원에 "아시아 컬렉터"로 낙찰시키면서 또한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었는데 말입니다.

한국 미술계에서 김환기 작품 값이 뛸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로 “재단과 미술관을 통해 ‘김환기 브랜드’를 철저하게 관리해왔기 때문”입니다

그 공로는 김환기 화백의 미망인 김향안씨의 몫이 큽니다. 1974년 김환기 타계 후 그의 예술세계를 정리하며 1989년 환기재단을 설립하고, 이어 1992년 환기미술관을 만든 게 김향안씨입니다.

김향안씨는 1930년대 천제시인이며 소설가로서 "날개"를 쓴 이상씨의 부인이었죠 이상씨가 28세로 요절하자 8년뒤에 화가 김환기씨의 끈질긴 구애로 재혼하였습니다.

“내 영혼은 수화(樹話)의 영혼하고 같이 미술관을 지킬 것이다. 내가 왜 이렇게 오래 살고 있는가. 수화의 영혼이 나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소나무 두 그루가 미술관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부정한 일이 일어날 수 없다. 나는 이러한 신념으로 살아왔고 빨리 나도 내 자리에 눕고 싶으나 좀 더 남은 사명 때문에 고역을 겪고 있다.” <김향안, 1983년>

김환기 김향안 부부가 1960년대 뉴욕으로 이주하여 그림을 그리면서 예술혼을 불태울 시기는 경제적으로 무척 춥고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김환기 화백의 절친한 친구가 서울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었으니 경희대 교수이면서 시인이었던 김광섭씹니다.

1969년 시인 김광섭씨는 시집 "성북동 비둘기"를 출판하면서 김환기씨에게 시집을 보내줍니다.

그러나! 그가 설립한문예지"자유문학"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고 쇠약해져서 병실에 눕게 됩니다. 이 소식을 듣게된 김환기씨는 친구가 죽은 줄 알고 몹시 슬퍼했다고 합니다.

친구를 그리워하던 김환기씨는 친구의 시집중에서 '저녁에'라는 시에 나오는 싯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마음이 끌려 드로잉을 남겼는데 파란 색연필로 칠한 바탕에 시를 베껴 쓰고 색점들로 채웠습니다.

그즈음 서울로부터 '한국미술대상전'에 출품하라는 제안을 받자 짙푸른 색점으로 커다란 캔버스를 가득 메우면서!

김환기는 이러한 자신의 점화에 대해 “서울을 생각하며, 오만가지 생각하며 찍어가는 점” “내가 그리는 선, 하늘 끝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라고 그의 심정을 일기에 남겼습니다 .

김환기씨는 이 추상화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제목을 붙여 출품했고. 기존의 화풍을 넘어선 완전추상 회화는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김환기씨는"대상의 상금은 이산(김광섭)의 병 치료비에 보태겠다"는 생각뿐이었답니다.

자신도 어려운 처지에 친구를 더 걱정하는 그 마음이 바로 "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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