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공범자들' 스틸 컷
[김승혜 기자]2012년 MBC 파업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해고된 이용마 기자가 체포영장 발부에 잠적한 MBC 김장겸 사장을 향해 "처연하다 못해 비참하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5명의 조합집행부는 당시 유쾌하게 법원에 출두했다"며 "우리는 구속영장이 정권의 사주를 받아 너무 부당하게 청구됐다는 사실, 법원이 그 정도는 충분히 가려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구속되더라도 역사가 충분히 평가해줄 것을 알았기 때문에 우리는 당시에도 떳떳했고 지금도 당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기자는 "당신(김 사장)의 모습을 보시오. 검찰도 아니고 서부고용노동지청의 출두요구를 피하다가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며 "MBC 사장이라는 직위를 내세워 조사도 받지 않은 특혜를 요구하다가 발부된 체포영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용노동지청이 곧바로 체포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영장발부 사실을 알려주고 출두를 요구하고 있지만 오로지 도망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체포영장 발부 소식에 놀라 방송의 날 기념식장을 몰래 빠져나가다가 기자들에게 들통난 모습은 마치 쥐구멍을 찾는 생쥐와 다를 게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기자는 "애초 당신에게 당당한 모습을 기대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명색이 MBC 사장인데 구성원들을 창피하게 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몰락해가는 자유한국당에 기대어 정치생명을 유지하려고 바둥거리는 모습은 처연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가 너무 비참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당신이 그토록 구속되기를 바랐던 우리 집행부들처럼 경찰서 유치장 구경도 한 번 하기를 바란다"며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자는 글과 영화 '공범자들' 마지막 장면으로 사용된 스틸 컷을 함께 게재했다. 해당 사진은 이 기자가 2012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두할 때의 모습이 담겼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 등과 관련해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김 사장은 MBC 노조 요청으로 MBC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벌이고 있는 서부고용노동지청 출석 요구에 수차례 넘게 응하지 않았다. 피의자로 지목된 백종문 부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안광한 전 MBC 사장은 이미 조사에 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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