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3일 낮 12시29분께 북한 함경북도에서 인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했다. 중국 지진국도 북한에서 규모 6.3, 깊이 0㎞의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도 이날 "낮 12시29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 북북서쪽 40㎞ 지역에서 리히터 5.6규모 인공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오후 북한 지진 규모를 6.3으로 상향조정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9일에도 5차 핵실험을 강행해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규모 5.3가량의 인공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실험 가능성이 검토되는 북한 내 지진 발생으로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맞다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북한이 핵실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일은 북한 정권 수립일이자 5차 핵실험 1년째 되는 날이다. 현재 북한은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로 평가돼 6차 핵실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오는 9일 핵실험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이날 지진이 핵실험으로 최종 확인되면 북한은 이 같은 예상보다 더 빠른 시일에 핵실험을 강행한 셈이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헀다면 이전보다 훨씬 강한 50~100kt 위력을 과시하거나 핵탄두 소형화 기술 입증, ‘파키스탄식’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정원은 함경북도 풍계리 2, 3번 갱도가 ‘김정은의 결단만 있으면 단기간의 준비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도 최근 풍계리를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이를 뒷받침했다. 

아울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기 위한 핵탄두 소형화ㆍ경량화 기술 개발을 마무리하고 입증하려는 차원의 핵실험을 일으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를 700㎏~1t 수준으로 추정해왔는데, 500㎏ 개발에 성공하면 ICBM에 탑재 가능한 운반체계가 거의 완성되는 셈이다.

이번 핵실험이 이전 방식과 아예 다른 ‘파키스탄식’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파키스탄이 했던 것처럼 여러 핵폭탄을 하루에 시차를 두고 터뜨리거나, 1~2일 간격으로 수 차례 나눠 진행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핵실험이 맞다면, 북한의 경제ㆍ외교적 고립도 심화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제재ㆍ대화 병행론을 취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ㆍ비정치적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지만,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이런 대화도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 대북 제재에 부정적인 중국에서도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면 석유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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