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이 수천만 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사업가 옥 씨가 이 대표 가족이 먹을 김치까지 담가줬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5일 YTN에 따르면 옥씨는 "(이 대표에게) 갈비도 사주고 김치도 담가줬다"며 "김치는 (이 대표가) 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옥씨는 또 "집에 중국인 도우미가 일하는데 식구들이 밥을 잘 못 해먹어 김치를 해달라고 해 담가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옥씨는 이 대표가 김치 배달을 위해 문자로 보낸 집 주소와 집 앞에 놓고 왔다는 김치 보따리 사진도 공개하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동네에서 김치를 담가주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기에 기억에 없다"며 "김치를 받았다면 그 돈까지 포함해 모두 갚았다"고 해명했다고 YTN은 전했다.

 
앞서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은 옥씨가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을 밝혀달라며 진정을 제출한 사건을 형사3부(부장 이진동)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경찰도 이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옥씨는 이 대표가 총선에 당선되면 사업 편의를 봐주겠다고 해 2015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호텔과 커피숍 등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이 대표에게 현금과 명품 가방 등 6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제공한 금품 중에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한 여성지에서 이 대표를 주목할 만한 차세대 정치인으로 소개하는 기사를 싣도록 섭외비와 광고비 등 수백만 원을 부담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소개로 대기업 부회장급 임원과 금융기관 부행장을 만났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파주시 홍원연수원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원 연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돈을 빌린 적은 있으나 모두 갚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면서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오래전에 다 갚았는데도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 응하지 않았고 결국 언론에 일방적으로 왜곡해 흘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논란이 커지자 당 대표 사퇴를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선 "당에 대한 충정을 믿어주시길 바란다. 고심해서 당을 위한 결정을 곧 할테니 말미를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검찰은 조만간 사건 진정인인 옥씨 등을 소환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이 대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도 이번 의혹과 별개로 이 대표가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정황을 잡아 지난해 7월부터 1년여에 걸쳐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는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가 지난해 상인연합회로부터 받은 후원금 5000만원이 사업회를 거쳐 이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으로 쓰인 단서를 포착, 관련자들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대표를 정식 입건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지난 2월 검찰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으나 검찰은 6개월여가 지난 최근에야 보강수사를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대표는 피내사자 신분이다. 금품이 오고간 연관 관계가 명확해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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