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정씨의 변호인에서 사임하겠다는 내용의 사임계를 제출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 7월12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1심 형사재판에서 기존 입장과는 달리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당시 정씨는 최씨가 삼성이 구입한 말 '살시도'를 "네 것처럼 타면 된다"라고 말하는 등 '폭탄' 증언을 내놓은 바 있다. 최씨 측 주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이후 정씨는 이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제대로 연락을 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변호사는 정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이후에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정씨는 이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변호사는 더 이상 정씨를 변호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임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박근혜(65) 전 대통령 측이 재판에서 정씨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변호인 사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 정씨를 증인으로 신청할 의사를 밝혔다. 이는 검찰이 정씨가 이 부회장 등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을 증거로 신청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최씨와 같이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 측이 정씨를 증인 신청하자 이 변호사 등은 정씨 변호인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 등을 고려한 결과 사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부회장 1심 재판 결과도 사임 배경으로 지목된다. 1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승마지원 등 뇌물공여 혐의에 심증을 굳히는데 정씨의 법정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와 함께 최씨와 정씨 변호를 맡고 있는 또 다른 변호사 역시 “최씨와 상의 후 곧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씨는 이날 현재까지도 이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연락을 하지 않고, 아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