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이 보다 더한  '신의 직장이 있을 수 있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대외협력위원장을 지낸 김모씨(63)는 공기업인 한국전력기술에 면접도 없이 특별채용돼 1년에 단 하루만 출근하고 80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8일 경향신문은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을 통해 입수한 감사원의 ‘공공기관 채용 등 조직·인력 운용실태’ 감사보고서와 한전기술의 채용 자료를 인용, 김씨는 2014년 1월 한전기술에 사장상담역(별정직)으로 채용됐다고 보도했다.

1년 동안 주 3일 근무하면서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해 자문하고 한 달에 6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김씨는 2008~2011년 한전기술에서 상임감사로 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감사원에 따르면 김씨는 취업 직후인 1월6일 하루만 출근하고 이후 한 번도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도 1년 동안 총 8000여만원의 급여와 퇴직금을 받았다. 김씨의 부서장은 김씨가 매주 3일씩 정상 출근한 것처럼 153회에 걸쳐 근무상황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결재했다. 김씨는 채용 과정에서 면접 등도 거치지 않았다.

감사원은 “한전기술 규정상 필요 부서가 단수 추천한 경우에도 2차례의 면접을 실시하게 돼 있지만, 인사팀장은 2013년 12월 사장의 채용 방침을 전달받고 아무런 전형 절차도 없이 김씨를 특별채용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한전기술에 주의처분을 내렸다.

김씨는 언론인 출신으로 한전기술 취업 때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의 경제분과 정책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었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경선 캠프 서울본부 직능본부장 겸 대외협력본부장과 조직총괄본부 대외협력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이런 이력을 담은 이력서를 한전기술에 냈다.

이훈 의원은 “전 정권의 인사 비리와 특혜 보은이 금도를 넘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며 “사정당국의 전방위적 적폐청산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씨는 “매번 주 3일 근무를 한 건 아니지만 1년에 한 번 출근했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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