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6차 핵실험 전후 위성으로 촬영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습. 북쪽 갱구와 산 정상 사이 능선을 확대한 모습으로 오른쪽 사진에서 산사태 흔적이 곳곳에 관측된다고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5일 전했다.
[김홍배 기자]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가까운 중국 국경 지역의 방사능 수치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나 인근 주민들이 피폭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환경부의 측정 결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조선족자치현의 방사능 수치는 3일 핵실험 전에 시간당 평균 104.9nGy였으나, 핵실험 직후에 108.5nGy로 올라갔다. 이후 7일 오전에는 시간당 평균 110.2nGy까지 올라갔다. 한때 최고 112.5nGy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가운데 함경북도 내 도시들에서는 건물 파괴 등 직접적인 피해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이날 함경북도 회령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을 인용해 “이번 지진(핵실험)으로 농촌의 가옥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회령은 풍계리와는 직선 거리로 약 149㎞ 떨어져 있다. 이 주민은 “시 당국이 건설하던 아파트 한쪽 벽면이 무너지고 창고도 붕괴됐다”며 “(우리 집) 벽에 걸었던 대형 거울도 깨졌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핵 실험은 지난해 9월 9일에 있었던 핵실험과 확실히 달랐다"며 "핵실험의 느낌 보다는 지진이 일어났다는 느낌이 강해 아파트에 살던 주민들은 급히 대피했으며 한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핵 실험이 있은 다음날인 4일에 주요도시들에서 중축했거나 낡은 아파트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왔다"며 "도시설계사업소와 도시건설 감독대가 낡은 아파트들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환경부는 북한의 핵실험 직후인 3일 오전 11시 46분(현지시간)부터 북중 접경지역 방사능 환경 긴급대응계획을 가동해 ‘2급 대응상황’에 들어갔으며, 동북과주변 지역에서 단위 시간당 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있다.

인근 지역인 연변조선족자치주 백두산 기슭의 안투(安圖)현 측정소 등에서도 비슷한 방사능 수치 상승이 측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창바이조선족자치현 주민 10만 명 등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창바이현 방사선량 측정소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3일 핵실험으로 인한 충격으로 사람들이 거리에도 나오지 않은 채 집에서 위챗(중국 메신저) 등으로 걱정만 나타내고 있다”며 “우리의 기도를 듣고 하늘이 빨리 악귀를 내쫓아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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