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원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김민호 기자]5·9 대선 이후 2선 지원 기조를 유지해왔던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이혜훈 대표의 자진 사퇴로 비대위원장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10일 "당이 최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며 '사즉생'의 정신으로 당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유 의원은 지난 8일 “저는 전당대회도 출마하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한 사람”이라면서 “70일 만에 이런 사태가 올 줄 몰랐으며 지금이 당의 최대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기서 퇴보하면 우리는 죽는다. 여기서 전진하면 우리는 희망이 있다"면서 "이 정도의 결기도 없이 무슨 개혁보수를 해내겠느냐"면서 "저는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라고도 밝혔다.

이는 유 의원이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당내 권유를 수용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유 의원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구나 달콤한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뒷걸음쳐서야 되겠느냐. 허허벌판에 나와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개척해보자고 했던 우리가 편하게 죽는 길로 돌아갈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 "현실의 진흙탕 정치 속에서 우리가 꿈꾸던 개혁보수의 길을 가려면 초인적인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당장의 선거만 생각해 우리의 다짐과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제기된 자유한국당 및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경계하면서 '자강론'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지난겨울을 되돌아본다. 제가 동지들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한 초심은 지도에도 없는 새로운 길을 가보자는 것이었다"며 "대통령 탄핵과 대통령 선거만 생각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바른정당 최고위원들이 이날 유승민 의원(59)을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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