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이명박정부의 국정원 민간 사찰과 관련한 경험담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방송인 김제동 씨는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뒤 한동안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날 김씨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봤으니까 이제 1주기에는 안 가도 되지 않느냐. 제동씨도 방송해야 하지 않느냐.”며 당시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제 사회를 보지 말라는 사실상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씨는 “(국정원 직원이) 자기가 VIP에게 직보하는 사람이라고 그랬어요. VIP께서 걱정이 많다고, 내 걱정이 많대요”라며 국정원이 민간인 신분인 김씨의 동향을 청와대에 보고한 정황도 공개했다.
김씨의 주장은 이명박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서 또 하나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이 가수 양희은, 영화감독 여균동, 배우 이준기 등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화계 퇴출을 압박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에서 수사 의뢰가 추가로 들어오면 확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나는 그때 촌놈이라 겁이 없었다. 그 직원에게 ‘(노 전 대통령 1주기 추모식에) 가지 말라고 해서 안 가면 당신이 나를 협박한 게 되기 때문에 당신에게도 안 좋다. 당신을 위해서라도 가겠다. 그래야 뒤탈이 없다'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집에 들어가 무릎이 탁 풀리며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고 후회했다. 다음날 아침 공황장애까지 찾아왔다”고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