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해피아' 은신처 우려

 
처리가 무산된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크루즈산업 육성법안)'이 '해피아'를 양산할 수 있는 근거를 포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국회 등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형 크루즈선박에 카지노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처리를 유보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카지노 허용 외에 해피아의 은신처를 만들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해 재추진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루즈산업 육성법 제17조에서는 크루즈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해양수산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크루즈산업협회'를 설립할 수 있게 했다. 또 제20조에서는 해양수산부 장관의 업무를 대통령령에 따라 '크루즈산업협회'에 위탁하게 했다.

문제는 크루즈산업협회가 한국해운조합과 같은 이익단체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

해운조합법에 따라 만들어진 해운조합은 선사들의 이익단체로 주로 해양수산부(구 국토해양부) 관료 출신들을 임원으로 영입해 왔다.

이들은 해수부로부터 위탁받은 여객선 안전운항 관리업무를 실시했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로 그동안 안전관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게 됐으며, 국회와 정부에 대한 로비 정황까지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크루즈산업협회가 탄생하면 해운조합과 유사하게 운영될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크루즈산업 육성법안에 따라 설립되는 크루즈산업협회도 해운조합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해피아를 은신처를 새로 만들어주는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