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 향하는 박근혜-정호성
[김홍배 기자]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박근혜(65)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심적 고통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면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가볍게 머리를 숙여 정 전 비서관의 인사에 답했다. 두 사람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첫 법정 대면이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비서관은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며 조심스레 운을 뗐다.

정 전 비서관은 "제가 오랫동안 모신 대통령께서 재판을 받는 참담한 자리"라며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이어 "심적 고통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다만 검찰 조사 당시 작성된 진술조서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한 게 맞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예"라며 "제가 이야기 한 것에 대해선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후 경력 사항과 최씨에게 태블릿PC에서 발견된 문건 등을 보내준 사실에 대해선 일체 증언을 거부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팔짱을 낀 채 증인석에 앉은 정 전 비서관에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정 전 비서관이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증인석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정 전 비서관의 재판은 마무리됐지만,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같은 혐의를 받는 만큼 선고를 미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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