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5개월여만에 첫 대면이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증언을 거부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왜곡되고 잘못 알려진 것들이 너무나 많아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는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심적 고통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출석해 “오랫동안 모셔온 대통령께서 재판을 받으시는 참담한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입을 열면서 이 같이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전 비서관은 재판 말미에 발언권을 얻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 마디 하고 싶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이 벌어지고 난 이후 국가적으로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다. 제게도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다”며 “박 대통령은 가족도 없고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몰두하신 분으로 통령께서는 부정부패나 뇌물에 대해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결벽증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최씨에게 문건을 줬기 때문에 책임을 인정했지만, 대통령이 그것을 주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도 않았고 건건이 어떤 문건을 줬는지도 모르셨다”며 “사적으로 이익을 보려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잘해보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데 어떻게 죄를 물을 수 있는지…”라고 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발언 도중 수 차례 목이 멘 듯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눈을 떼지 않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휴지로 눈가를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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