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말 하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이미영 기자]김준기(73) 동부그룹 회장이 여비서를 성추행했다는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하지만 김 회장측은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고소인의 주장과, 강제성은 없었고 오히려 고소인이 거액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면서 당사자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 회장이 상습 강제추행을 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김 회장의 비서로 근무했던 30대 초반 여성 A씨는 지난 11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상습적으로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것이 고소장의 요지다.

A씨는 2014년 초부터 지난달까지 3년 넘게 동부그룹 비서실에서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서는 지난 2~7월 김 회장이 사무실 등에서 자신의 몸을 수십 차례 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경찰 진술을 했다. 김 회장이 사무실에서 자신의 몸을 만지는 장면이 찍힌 스마트폰 동영상과 녹취를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동영상에는 여비서의 허벅지와 허리 등을 김 회장이 건드리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동부그룹 측은 신체 접촉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강제성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오히려 A씨 측이 거액의 돈을 요구하며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A씨가 제3자를 통해 100억원 플러스 알파(+α)를 요구했다"면서 "100억원은 기본이고 알파의 수준을 봐서 합의 혹은 고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씨가 의도적으로 영상을 녹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신체 접촉 과정에서 강제성은 결단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우선 A씨를 불러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관련자 및 증거조사를 마친 뒤 김 회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쪽 모두 서로 유리한 주장을 하고 있어 조사 중"이라며 "(신체 접촉) 현장을 봤다는 참고인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부터 먼저 조사해야 한다.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충실히 이뤄진 뒤 김 회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미국에서 지병을 치료하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A씨가 고소를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7월말께 원래 계획이 잡혀있던대로 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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