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조사하면 금방 나온다. 당시 문체부 내부에 지원 배제 명단이나 특혜 문건은 없었다. 당연히 만든 적도 없다.”

이명박(MB) 시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66) 전 장관이 MB시절 문화예술인 대상 블랙·화이트리스트를 이 같이 부인했다.

유 전 장관은 "문체부에는 어떤 명단도 내려온 것이 없고 문체부가 이 명단으로 어떤 실행을 한 것도 없다"고 25일 한 매체를 통해 주장했다.

그는 "배제하거나 지원을 한다는 것이 누구를 콕 집어 족집게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당시 지원 현황 같은 것을 보면 금방 나올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연극 '헤라클레스' 간담회에서도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태에 가장 처참한 피해를 입은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질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문체부가 어떻게 이렇게 피폐해졌는지. 공무원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고, 국민 역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서 "상식적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의아해 이야기하기 힘들어요. 걸러졌어야 하는 건데. 관련된 모든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석고대죄해한다"고 강조했었다.

유 전 장관은 2008년 2월 MB정부 초대 내각에 발탁, 약 3년 동안 장관직을 수행했다. 이 정부에서 가장 오랜 기간 장관직을 유지한 최측근 MB맨으로 꼽힌다.

문체부 장관 재직 초기 당시 전 정권에서 임명된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장 사퇴 발언을 한 이후 공개사과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1971년 연극 ‘오델로’를 통해 배우로 입문했다. 역대 최고의 ‘햄릿’으로 꼽힐 만큼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드라마 ‘전원일기’로도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장관에서 물러난 뒤에는 2011년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 2012년 예술의전당 이사장을 엮임하며 문화행정에 관여했다.

공직을 떠난 뒤 2014년 초 홀스또메르를 통해 연극계로 복귀, 변함없는 연기내공을 선보였다. 2015년 연극 ‘페리클레스’로 10년 만에 대극장 무대에 올랐으며 아들인 연극배우 남윤호와 주인공 페리클레스 역을 나눠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자 2015년 5월부터 2016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공연장 ‘유시어터’(250석)를 하루 1만 원에 대관해주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근황과 관련 “최근 2년여 동안 쉴 새 없이 큰 공연을 많이 했다. 지방 무대도 올랐다”며 “올해는 새로운 준비 중이다. 내년께 하려고 워밍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MB정부 시절 국정원이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지원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에 이어 지원 명단인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한 정황을 파악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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