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탄 투하하는 B-1B
[김홍배 기자]미군 B-1B 전략폭격기 편대가 지난 23일 밤 작전에서 당초 알려진 것보다 한참 더 북상해 신포 앞까지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정은 참수작전을 수행할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의 침투에 쓰이는 MC-130 특수전용 수송기(사진) 2대도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동아일보와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MC-130은 이날 NLL을 넘나들며 지원 작전을 했다. MC-130은 특수부대 침투용으로는 물론이고 헬기 공중급유용으로도 쓰인다. 이날 작전에는 함께 출격했던 전투기 F-15C 등이 북한 공격에 격추될 경우 조종사를 구출하는 탐색구조헬기도 투입됐는데, 이날 주목적은 이 헬기에 대한 공중급유용, 부목적은 북한군 수뇌부에 대한 심리적 압박용이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MC-130은 공중급유는 물론이고 북한 지도부를 제거할 병력을 언제든 투입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당초 알려진 B-1B 편대의 최대 북상 지점은, 북방한계선에서 60km 가량 올라간 강원도 원산 앞 공해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100km 가량 더 북상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군 당국은 B-1B 편대가 특수전용 수송기까지 동원하며 NLL 북쪽 150km, 풍계리 핵실험장 동남쪽 130∼140km까지 북상한 것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B-1B 편대가 NLL 이북에서 비행한 것 외엔 군사기밀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구체적인 비행경로를 공개해 북한을 자극하는 것보다는 ‘함구 전략’으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행경로를 공개하지 않는 게 오히려 북한의 공포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군 소식통은 “B-1B가 NLL을 넘었고, 실전을 염두에 둔 ‘스트라이크 패키지(공격 편대군)’ 전력이 투입된 사실이 알려진 것만으로도 대북 위협 효과는 충분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선 B-1B의 무력시위가 알려진 지 나흘이 지나도록 공식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의 21일 대미 비난 성명 이후 엿새 동안 학생과 근로자 470여만 명이 군 입대·재입대를 탄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B-1B 출격 사실을 전하며 맹비난하는 보도는 없었다. 

일각에선 북한이 B-1B 편대의 야간작전에 허를 찔리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만큼 관련자를 문책하는 한편으로 추가 도발 전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북한이 리용호 외무상의 미국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미 반발 메시지를 전한 만큼 내부에선 취약한 방공망 대책과 군사적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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