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내달 4일, 추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구치소에서 처음 맞는 명절이다. 그는 매년 명절을 전후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소에 성묘를 다녀왔다. 탄핵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였던 지난 설날에도 양친의 묘소를 살폈다. 그러나 이번 추석 땐 차례조차 지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최근 박 전 대통령은 구속기간 만료일(10월 17일)을 앞두고 변호인에게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 매체가 전했다. 그런만큼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10일 재판은 박 전 대통령에겐 중요하다. 재판부가 구속기간을 연장할지 여부가 이날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긴 추석 연휴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과연 무엇을 생각할까? 그리고 어떻게 지낼까

30일 법무부 교정본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간의 추석 연휴에 아무런 접견자 없이 구치소에서 홀로 지내게 된다. 추석 당일에는 특식으로 송편을 먹을 수 있고 본인이 건전 애국영화로 평가했던 '국제시장'을 특선영화로 본다. 그리고 열흘의 연휴 기간 구치소에서는 총 3일 동안 접견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토요일인 이날과 다음 달 7일 그리고 법무부에서 긴 연휴 기간 접견이 막힌 수용자 배려 차원에서 '추석 명절 접견일'로 지정한 내달 2일이 이에 해당한다. 이때 변호인은 토·일·공휴일에는 접견이 안 된다는 기존 원칙에 따라 가족만 접견할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유일한 혈육인 박지만 EG 회장,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여전히 접견 거부 명단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자는 접견 거부 인물을 등록할 수 있다. 유일한 접견자였던 유영하 변호사의 접견이 제한되고, 가족 면회는 스스로 거부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홀로 명절 기간을 보내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접견을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추석이 되니 더 답답하고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추석 당일인 내달 4일 아침 전국 52개 교정시설에서는 수형자 합동 차례가 열리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마저도 참석할 수 없다. 공범끼리 접촉할 것을 우려해 교정 당국이 형이 확정된 기결수인 수형자만 참석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연휴 기간 미결수인 수용자들은 공휴일 일과와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TV를 시청할 수 있다. 특히 교도소 내 방송인 보라매방송은 연휴를 맞아 7일 동안 하루에 한 편씩 특선영화를 편성했다.

2∼8일에 아이언맨2, 아이언맨3, 국제시장, 신비한 동물사전, 명량, 기술자들, 부산행 순으로 방송된다. 특히 추석 당일 오후 6시부터 방영될 국제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1월 말 파독 광부와 간호사, 이산가족들과 함께 관람하고 눈물을 훔친 작품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추석 명절 당일 아침 식사로 모닝 빵, 샐러드, 수프, 우유가 나온다. 이날 특식으로 송편이 배식 된다. 개천절인 3일엔 옥수수, 한글날인 9일엔 맛밤이 특식으로 나온다.

같은 구치소에 수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일과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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