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노벨상 쪽집게'로 유명한 클래리베이트(옛 톰슨 로이터)의 예상이 또 다시 적중하면서 올해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노벨 화학상 후보자로 이름을 올린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57)의 수상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과학 분야 최고 연구자를 선정하기 위해 학술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웹 오브 사이언스'(Web of Science)에 올라온 연구 논문을 분석해 2002년부터 해마다 노벨상 수상이 유력한 학자들을 선정해 발표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라이너 와이스(85·미국) 명예교수와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킵 손(77·미국) 명예교수와 배리 배리시(81·미국) 교수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천재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예언했지만 실체가 입증되지 않아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중력파(重力波)' 입증에 성공한 3인의 미국 과학자들이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지난달 공개된 클래리베이트의 예상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앞서 지난달 말 클래리베이트는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중력파 발견에 기여한 킵 손 명예교수와 라이너 와이스 명예교수 등을 꼽았다.

클래리베이트는 톰슨 로이터의 IP&과학 사업부에서 지난해부터 새롭게 바꾼 이름으로 톰슨 로이터는 2002년부터 노벨상 수상자를 예측해왔다. 2002년부터 2015년까지 톰슨 로이터가 예측한 연구자 중 39명이 실제로 노벨상을 받아 가장 공신력있는 '노벨상 쪽집게'로 통한다.

클래리베이트는 지난해도 중력파 발견을 이끈 킵 손 칼텍 명예교수와 로널드 드레버 명예교수, 라이너 와이스 MIT 명예교수를 노벨 물리학상 수상 후보자로 예측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로널드 드레버 교수는 올해 3월 생을 마감했다.

결국 2년 연속 클래리베이트의 '러브콜'이 이어진 라이너 와이스, 킵 손 교수가 실제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킵 손 명예교수는 중력파를 다룬 영화 '인터스텔라'의 자문 역할을 맡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또 배리 배리시 교수는 후보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노벨상을 거머쥐었다.

클래리베이트의 예상이 적중하면서  오는 4일(현지시간) 발표될 2017년 노벨 화학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의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클래리베이트는 올해 노벨 화학상 후보자로 박남규 교수를 꼽았다. 박 교수는 2012년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태양전지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떠오른 인물.

박 교수는 2012년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태양전지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떠올랐다. 박 교수는 화학상 수상 후보에 이름이 올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무기물과 유기물을 결합시킨 물질로, 부도체(不導體·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와 반도체, 도체의 성격을 모두 가진다. 무기물인 실리콘으로만 만드는 기존 태양전지는 고가 장비로 고온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상온에서 용액을 기판에 바르고 말리기만 하면 돼 훨씬 저렴하다. 상용화할 경우 생산 단가가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1000분의 1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4년 유룡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장이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클래리베이트로부터 노벨상 수상 후보자로 꼽힌 이후, 한국인이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노벨 화학상은 박 교수의 태양전지 외에 유전자 가위로 유명한 '크리스퍼'를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스웨덴 우메오대 교수 등을 후보자로 예측했다. 유전자 가위는 지난해에도 유력 후보로 꼽힌 올린 핵심 분야라 올해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노벨상 상금은 각 분야 당 900만크로나(12억7000만원)로 분야별 수상자가 다수일 경우 이를 나눠 갖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셈범이 다르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상금 절반인 450만크로나(6억3000만원)는 와이스 교수가 갖는다. 나머지 450만의 절반인 225만크로나(3억2000만원)씩을 킵 손과 배리 배리시 교수가 갖게 된다. 와이스 교수가 기여도면에서 가장 높게 평가받은 셈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