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태국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정식 한국어 교과서로 한글을 배울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9일 한글날을 맞아 태국에서 처음으로 중고교용 한국어 교과서 '한국어1 '이 발간된다고 밝혔다. 2008년 태국 교육부가 한국어를 중·고교 제2외국어로 채택한 지 10년 만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어1'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전 6권이 태국 교육전문출판사(SE-ED)를 통해 순차적으로 출간돼 2018년 1학기(5월)부터 태국의 중·고교에 배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국의 한국어 교과서 개발은 교육부의 ‘해외 초·중등학교 한국어 채택 사업’과 외교부의 ‘공공외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교육부는 2015년 8월부터 태국한국교육원을 통해 태국 교육부 기초교육위원회와 함께 사업을 추진해 결실을 맺게 됐다.

태국 교육부 기초교육위원회는 중등학교 한국어교육과정 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지난해 3월 ‘태국 중등학교 표준 한국어교육과정’을 개발했다. 태국한국교육원과 이화여자대학교 언어교육원은 한국과 태국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들로 한-태 공동 한국어교재 집필진을 구성,‘태국 중등 표준 한국어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올해 4월 말, 전 6권 한국어 교과서 집필을 완료했다.

한국어 교과서는 한국어능력시험 Ⅰ(1·2급), 국제통용 한국어교육표준모형 초급 수준에 맞춰 구성됐다. 교과서 1~3권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1급 수준, 4~6권은 TOPIK 2급 수준에 상당하는 어휘, 문법, 표현을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1권당 12단원(1단원당 10쪽 내외), 총 120쪽 안팎으로 집필됐다.

또 태국 중등학교 학생들의 인지 발달, 경험, 흥미 등을 고려해 단원별 주제를 선정하고, 한국어와 태국어의 특징을 대조·분석해 태국 학생들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태국한국교육원은 SE-ED와 출판계약을 맺고 9일 '한국어1' 발간을 시작으로 한-태 수교 60주년이 되는 내년 3월까지 전 6권을 순차적으로 발간할 계획이다.'한국어' 전 6권은 2018학년도 1학기(5월)부터 태국 정부 인정 교과서 형태로 공급되며, 한국어를 채택하지 않은 학교에 다니는 태국 학생들을 위해 일반 서점에서도 판매된다.

태국에서 중고교용 한국어 교과서가 발간됨에 따라 태국 내 한국어 학습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교육부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태국 중고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3만여 명(150여개교)으로, 2010년(3000여 명·30여개교)에 비해 10배 가량 증가했다.세계 중등학교 한국어 학습자(11만5000여 명)의 약 25%에 달한다.

한국어는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다음으로 제2외국어로 채택한 학교 수와 학습자 수가 많은 데다, 2018학년도 태국 대학 입시부터 한국어가 제2외국어 응시과목으로 추가돼 태국 내 한국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교육부는 기대하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공식 한국어 교과서가 없어서 많은 학생들과 한국어 교사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태국 지역의 한국어 보급 모델을 다른 국가로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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