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여중생 딸의 친구 김모(14)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8일 구속됐다.

이씨는 5일 검거 당시에는 사체 유기 혐의만 인정했다. 이씨가 자살하기 위해 준비해놓은 약을 자신의 중랑구 망우동 집에 놀러 온 김양이 잘못 먹어 숨졌고, 시신을 어찌할지 몰라 강원도 영월 야산에 버렸다는 진술이었지만 거짓말 가능성이 높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국과수 부검 결과 김양 사인은 끈에 의한 목졸림 질식사로 추정돼 타살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씨는 범행 일체에 대해 입을 다물고, 딸 이양은 의식이 없어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영월로 가기 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동해로 간다’며 가짜 알리바이를 만들려 한 점, 서울에서 출발할 때 블랙박스를 뗐다가, 돌아와서 다시 설치한 점도 이씨 범행을 보여주는 정황들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딸 이양이 아빠를 도와 김양 시신이 들었을 걸로 의심되는 검은색 가방을 차에 싣는 모습도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더욱이 범행 후 이씨의 도피 과정에 지인 박모(36)씨도 개입된 사실까지 드러났다. 박씨도 이날 이씨와 함께 구속됐다. 경찰은 검거 다음날인 6일 이씨 홈페이지에 자살 암시글을 대신 게시해준 이씨 형도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 사건의 최대 의문 중 하나는 숨진 김양이 왜 범행 타깃이 됐느냐다.

김양은 이양의 초등학교 동창이지만, 중학교는 서로 다른 곳에 진학해 최근 2년간 연락을 하지 않은 사이였다. 그런데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30일 돌연 이양이 김양에게 “만나자”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풀어야할 숙제는 왜 이양이 김양등에 전화를 했느냐다.

이 양은 사건 당일 자신의 친구 여러 명에게 "같이 놀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그 중 초등학교 동창인 김 양만 초대에 응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김양 친구들은 “김양이 거절을 어려워하는 성격이라 이양의 갑작스런 연락에도 응한 거 같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현재까지 성폭행, 보복 의도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나 분명한 것은 없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결과 성폭행이나 성적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성범죄 가능성에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이양이 숨진 김양의 사체를  유기한 영월까지 아버지와 동행한 점, 5일 경찰이 아버지 검거 직전 다량의 수면제를 먹은 정황으로 볼 때 이 미스터리 사건의 키는 이양이 쥐고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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