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올해 증시 호황 덕에 국내 상장사 100대 주식부호들의 주식 자산이 2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부자는 이 기간 동안 주식으로 5조원 넘게 벌어들였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시 상장사 주식 보유액 상위 100명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110조2천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의 90조7천721억원보다 19조4천282억원(21.4%) 증가한 것이다.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한 달 평균 2조원 이상 주식 자산이 늘어난 셈이다.

주식부호들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지난 4월 말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올해 들어 꾸준히 불어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800에서 2050선 안에서만 머무르던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는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반 회복세를 보였는데, 대외경기 호조로 한국의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이 지속되기도 했다. 보유 상장주식 평가액 상위권에는 재벌 2~3세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는데, 호황의 효과를 이들이 톡톡히 누린 셈이다.

국내 주식평가액 순위 1·2위인 이 회장과 이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이 기간에 5조37억원이 상승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말에 비해 42.3% 뛰어 올랐다. 이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지난해 말 14조3548억원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18조2651억원으로 9개월 동안 3조9103억원이 늘어났다. 뇌물공여와 횡령·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의 자산도 크게 올랐다. 이 부회장의 주식 자산은 같은 기간 6조6643억원에서 7조7577억원으로 1조934억원 증가했다.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보유 주식 가치도 8242억원 오른 2조7759억원을 기록했다.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역시 1조8962억원으로 각각 1628억원 늘었다.

보유 상장주식 평가액 상위 10위에 든 부호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3위·6조8천828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4위·4조7천369억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5위·4조4천394억원) 등 대부분 재벌 2∼3세 경영인이었다.

그러나 주식 자산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주식 갑부는 자수성가형 기업인인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었다.

작년 말 282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던 방 의장은 지난 5월 넷마블게임즈를 코스피에 상장시키면서 단숨에 주식부호 10위 안에 들었다.

방 의장은 넷마블 주식 24.38%를 가지고 있다. 그가 보유한 전체 상장주식 가치는 지난달 28일 현재 3조1천194억원으로 주식 갑부 가운데 6위에 해당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8위에 올랐다. 자수성가형 경영자로는 방준혁 의장과 함께 상장주식 갑부 '톱10'에 들었다.

셀트리온 지분은 직접 보유하지 않고 비상장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난 7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서 보유 상장주식이 급증했다.

서 회장이 가진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은 상반기 말 기준 44.12%로 최근 평가액은 2조5천86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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