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연장에 항의하는 지지자들
[김승혜 기자]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추가 발부하자 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지지자들은 분통을 토해냈다. 일부 지지자는 발을 동동 구르며 대성통곡을 하기도 했다.
 
13일 오전부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여있던 이들은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이 결정되자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무너졌다"고 소리치며 울분을 쏟아냈다. 연단에 선 사회자가 마이크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친박(친박근혜) 단체들은 "정권이 애국보수를 개·돼지 취급하고 있다"며 "죄 없는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45㎏밖에 안 되는 가녀린 여인을 또 다시 구속하기로 했다는 것은 그만큼 박 전 대통령을 무서워 한다는 뜻"이라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울음이 터진 채 "야, 이 XXX야! 대한민국을 떠나라, 이 XXX들아!"라고 고성을 지르며 경찰과 취재진에게 거친 말을 퍼부었고 감정이 격해진 일부는 일렬로 늘어선 경찰 병력을 향해 돌진하기도 했다.

진행자는 "흥분한 모습을 보여 언론에 놀아나지 말자. 과거 우리가 흥분한 상태에서 시위를 해 동지들을 잃은 아픔이 있다"며 상황을 진정시켰다.  

이날 구명총연합은 오후 5시 40분께 공식 집회를 종료한다고 선포했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자리에 남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에 앉아있거나, "박 전 대통령은 죄가 없다"고 소리쳤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천만 서명운동본부'는 오후 2시부터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1시간 넘게 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를 하다가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 서명운동본부 대표인 대한애국당 변희재 정책위의장은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는 최순실씨의 것이 아님에도 이를 조작해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켰다"며 "손석희 사장을 무고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박사모 애국지지자모임'이 오전 일찍부터 법원 앞 대로변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 전 대통령은 무죄", "법원은 즉각 석방하라"며 선전전을 펼쳤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 구치소 주변에도 400명가량이 몰려가 집회를 열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날인 지난 3월10일 서울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보수단체들이 개최한 시위에서 4명이 숨진 바 있다.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 등은 과격 집회·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날 오전부터 법원 앞은 태극기 물결로 뒤덮였다. 낮 한때 5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모여 법원 앞 2개 차로를 점거했고 철야농성을 하며 삭발과 단식투쟁을 벌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으나 법원은 바로 이 점을 들어 그를 재구속했다. 법원이 재구속을 결정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최대 다음해 4월16일 0시까지 구치소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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