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부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여있던 이들은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이 결정되자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무너졌다"고 소리치며 울분을 쏟아냈다. 연단에 선 사회자가 마이크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친박(친박근혜) 단체들은 "정권이 애국보수를 개·돼지 취급하고 있다"며 "죄 없는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45㎏밖에 안 되는 가녀린 여인을 또 다시 구속하기로 했다는 것은 그만큼 박 전 대통령을 무서워 한다는 뜻"이라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울음이 터진 채 "야, 이 XXX야! 대한민국을 떠나라, 이 XXX들아!"라고 고성을 지르며 경찰과 취재진에게 거친 말을 퍼부었고 감정이 격해진 일부는 일렬로 늘어선 경찰 병력을 향해 돌진하기도 했다.진행자는 "흥분한 모습을 보여 언론에 놀아나지 말자. 과거 우리가 흥분한 상태에서 시위를 해 동지들을 잃은 아픔이 있다"며 상황을 진정시켰다.
이날 구명총연합은 오후 5시 40분께 공식 집회를 종료한다고 선포했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자리에 남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에 앉아있거나, "박 전 대통령은 죄가 없다"고 소리쳤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천만 서명운동본부'는 오후 2시부터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1시간 넘게 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를 하다가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 서명운동본부 대표인 대한애국당 변희재 정책위의장은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는 최순실씨의 것이 아님에도 이를 조작해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켰다"며 "손석희 사장을 무고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이 밖에도 '박사모 애국지지자모임'이 오전 일찍부터 법원 앞 대로변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 전 대통령은 무죄", "법원은 즉각 석방하라"며 선전전을 펼쳤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 구치소 주변에도 400명가량이 몰려가 집회를 열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날인 지난 3월10일 서울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보수단체들이 개최한 시위에서 4명이 숨진 바 있다.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 등은 과격 집회·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날 오전부터 법원 앞은 태극기 물결로 뒤덮였다. 낮 한때 5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모여 법원 앞 2개 차로를 점거했고 철야농성을 하며 삭발과 단식투쟁을 벌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으나 법원은 바로 이 점을 들어 그를 재구속했다. 법원이 재구속을 결정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최대 다음해 4월16일 0시까지 구치소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