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판사 검사 몇명 죽여야 정신 차린다" "판사 XXX들"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구속기한 만료를 앞두고 재구속되자 분노한 지지자들이 사법부를 향해 이 같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연장에 반발한 친박(친박근혜)단들은 주말인 14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규탄 집회를 가졌다. 보수단체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과 '태극기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약 3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무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파면을 비판하고 무죄를 주장하며 석방을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뒤에는 대한문에서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까지 가두시위를 벌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서명운동본부'도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대학로 혜화역 앞에서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열고 무죄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석방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날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전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이 재발부된 13일 오후부터 현재까지 박 전 대통령 지지자 모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판사 검사 몇명 죽여야 정신 차린다" "판사 XXX들"이라며 욕설이 올라오고 있다.

지지자들의 과격 행동이 심해지면서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정농단 사태 발발 이후 지지자들이 수사기관과 사법부를 향해 강도 높은 협박을 보내자, 경찰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신변보호를 실시한 바 있다.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의 활동기간 중 지지자들의 과격시위가 심해지자 경찰은 박 특검을 포함한 특검팀에게 전담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특별 신변보호에 돌입했다.

탄핵 심판을 앞두고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신변보호를 실시하고 헌재 인근에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실제 탄핵 선고 당일에는 헌재 인근에서 시위 중이던 지지자들이 탄핵 결정 소식에 "헌재로 쳐들어가자"며 경찰 차벽을 뚫으려 시도하는 등 자칫 불상사가 발생할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지지자들의 과격 행동은 법정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방청하던 지지자가 "너희는 총살감이다"라며 항의하는 소란이 빚어진 바 있다. 이영선(38) 전 청와대 행정관의 1심 재판에선 재판부의 실형 선고에 방청석에 있던 박 전 대통령 지지자가 재판부를 향해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법원 밖을 넘어 법정 내부에서도 재판부를 향한 협박이 나오는 만큼, 향후 지지자들의 분노 표출이 심해질 경우 박 전 대통령 사건 담당 재판부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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