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베 기자]내년 2월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4개월도 남지 않았으나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폭발물 탐지견이 2마리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15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이 세관에 배치한 탐지견 32마리 중 폭발물 탐지견은 2마리에 불과했고 나머지 30마리는 마약 탐지견이었다.
 
세계적으로 테러에 대한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내 입국자 4000만명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폭발물 탐지견 수가 태부족인 상태라고 심 의원은 지적했다.

국내 입국자는 2012년 2260만명에서 2016년 3700만명으로 급증했지만 이 기간 중 마약 탐지견을 포함해 현장에 배치된 전체 탐지견은 29마리로 그대로였고 올해 3마리가 늘었다.

또한, 국내 입국자가 급증하면서 세관 검사 담당자의 업무 부담도 크게 늘어났다.

검사인력 1명당 처리 여객 수는 2012년 3만 6500명에서 2016년 5만 8300명으로 급증했고 이에 따라 입국자 검사율도 2012년 2.9%에서 2016년 1.6%으로 낮아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공항 입국자 숫자 등을 감안해볼 때 최소한 인천에 10마리, 나머지 공항에 2마리씩, 총 24마리 이상의 폭발물 탐지견이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세청이 9월 11일 발표한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관세행정 종합 안전지원 대책'에도 내년 1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 때 인천과 김포에 한 마리씩, 모두 2마리의 폭발물 탐지견 추가 배치 계획만 들어 있다.

김해, 대구, 광주, 제주, 청주, 평택 등 나머지 세관의 폭발물 탐지견 배치 계획은 전혀 없다.
 
관세청 관계자는 "내년 1월에 추가 배치를 해도 평창 동계올림픽 때 활동하는 폭발물 탐지견은 총 4마리 뿐"이라며 "탐지견 교육에 일정 기간이 소요되며 탐지견을 운용할 전문 인력도 부족해 탐지견을 단기간에 많이 늘릴 수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탐지견은 후각세포가 사람의 40배나 발달해 미세한 냄새만으로도 마약이나 폭발물의 탐지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각국이 공항과 항만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탐지견은 생후 8주부터 12~18개월의 자견 훈련에 이어 16주의 양성훈련을 받고 1.5~2세 때 현장에 배치되며 이 과정에 한 마리당 연간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전문가들은 탐지견들이 자견 때부터 전문 훈련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마약 탐지견을 폭발물 탐지견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심 의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오래 전에 개최가 결정되었고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관세국경 안전관리의 최일선 기관인 관세청의 늑장 대응을 보면 정부의 테러 방지 의지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며 "서둘러 관리 실태를 점검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