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시구는 청와대 주요 관계자도 이날 오후까지 알지 못할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됐으나, 경기 3∼4시간 전부터 광주 챔피언스필드 주변에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문 대통령이 시구자로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구를 하기 전 15분가량 3명의 전문가에게 특별 트레이닝을 받았다. 김응룡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전 해태타이거즈·삼성라이온즈·한화이글스 감독), 김성한 프로야구 해설가(전 기아타이거즈 감독·한화이글스 수석코치), 한국시리즈 사상 최다 7승 기록을 가진 김정수 기아타이거즈 코치가 문 대통령의 일일 코치로 나섰다.
야구 유니폼 차림의 문 대통령은 주심 안내에 따라 마운드에 올라 야구공을 힘껏 던졌다. 문 대통령은 시구를 마치고 3개의 야구공에 사인했으며 사인볼은 각각 야구 박물관, 두산과 KIA 구단에 증정됐다. 이후 문 대통령은 관람석에 앉아 일반 관람객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야구 스타를 대거 배출한 경남중과 경남고를 다니며 야구에 흥미를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경희대 재학 시절 교내 학년 대항 야구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사법연수원 시절 동호회 야구팀에서 4번 타자로 활약하기도 했다.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 대통령이 유명 야구 커뮤니티에 '동네야구 4번 타자 문재인 인사드립니다'란 글을 올리며 "야구처럼 만루홈런을 쳐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야구 유세를 펼친 일화도 유명하다.
역대 대통령들도 프로야구 시구 경험이 있지만 문 대통령의 이날 시구는 대선 공약을 지켰다는 특별한 의미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투표 참여 리그 2017' 이벤트를 벌였다. 유권자가 투표 인증샷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문재인의 생애 첫 시구는?'이란 물음에 응원 야구팀을 선택하는 이벤트다. 유권자 선택을 받은 팀은 포인트가 쌓인다.
문 대통령은 투표 인증 1위 팀의 연고지에 가서 시구를 하겠다고 공약했고 이벤트 1위 팀은 KIA 타이거즈였다. 2위는 LG 트윈스, 3위 롯데 자이언츠였다. 마침 이날 한국시리즈 1차전이 광주에서 두산과 KIA가 맞붙어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