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마지막 가는 길, 이재명, 이재선 형제는 끝내 화해의 악수를 나누지 못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형의 빈소를 찾았지만 유족들의 반대로 끝내 조문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3일 중앙일보는 이재명 시장은 전날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친형 이재선 씨의 빈소를 찾았다. 하지만 유족 측의 반대로 조문하지 못한 채 침통한 얼굴로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이재명 친형의 유족은 “조문을 받을 수 없다”며 “무슨 염치로 왔냐”고 언성을 높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죽음 앞에서도 풀지 못한 이들 형제갈등의 시작은 이재명 시장의 셋째 형인 이재선 씨가 이 시장이 야권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던 지난해 12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성남지부장이 돠면서 시작됐다.

이재명의 친형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선에서 이재명이 유리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것이다. 왼쪽엔 욕쟁이, 오른쪽에는 거짓말쟁이라고 쓰고 공중파에 나가서 욕을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이재명 시장 역시 지난해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망신이 친인척 비리보단 낫겠죠? 김병량 성남시장때 인수위원직을 이용해 청소년수련관 특혜를 챙겼던 형님은 시장취임 후 '시장친형'을 내세워 시정개입 이권청탁에 나섰는데 이를 차단하자 어머니를 이용해 저와의 연결을 시도하며 병드신 노모를 살해협박에 이어 패륜폭언에 폭행상해까지 입혔다"라고 밝혔다.

당시 온라인에선 이재명 시장인 듯한 목소리가 형수에게 모진 말을 퍼붓는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시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내가 시장이 되자 형님 부부는 이권 청탁을 해왔고, 묵살 당하자 ‘종북 시장’ 퇴진 운동을 시작했다”며 “급기야 형님은 어머니를 폭행하는 등 패륜을 저질렀다”고 해명했다.

두 사람의 갈등과 관련해 이재명 시장의 둘째 형인 이재영 씨는 지난 2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둘 사이가 처음부터 나쁘지는 않았다”면서 “(두 사람이) 성남참여연대(당시 성남시민모임)에서도 같이 활동했는데 넷째(이재명 시장)가 정치 현장으로 나간 뒤로 셋째(이재선 씨)가 욕심이 좀 많았다. 셋째가 지난 2005-2006년쯤 어머니 집을 팔아 갖고 있던 돈 50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다가 안 됐던 부분 때문에 갈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2012년까지는 서로 왕래했는데 그때 (재선이) 시청 마당까지 가서 농성하고, 경원대(현 가천대) 교수 자리 알아봐 달라고 한 것 (등으로 갈등이 누적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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